최근 피살된 미국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애도를 둘러싼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 배우 크리스 프랫 등은 공개적으로 추모 발언을 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찰리 커크의 죽음을 비하하거나 조롱한 일부 노동자가 해고되는 사례까지 발생하며 ‘표현의 자유’로까지 논쟁이 번지는 양상이다.
미국 음악 전문매체 롤링스톤과 버라이어티 등은 14일(현지시간) 크리스 마틴이 지난 1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월드투어 피날레 공연에서 “찰리 커크의 가족에게 사랑을 보내자”며 “이렇게 손을 들어 세상 어디든 사랑을 보내고 싶은 곳에 사랑을 전하자”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마틴의 발언이 SNS상에 확산하자 팬들과 누리꾼 사이에서는 찬반 논쟁이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논란의 여지도 없이 콜드플레이가 그간 쌓아온 커리어를 찰리 커크에게 내던지고 있다” “차라리 스스로 어리석다고 밝혀라” “백인 우월주의자와 그의 가족을 지지하는 자에게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리가 있나”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가족에게 애도도 못 표하냐”라며 마틴을 옹호하는 누리꾼도 등장했다.
공개적으로 커크의 사망에 애도를 표해 비판을 받은 유명인은 마틴뿐이 아니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유명한 크리스 프랫은 X에 “찰리 커크와 그의 아내, 어린 자녀들을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한다”고 게시글을 올렸다가 “마블에서 해고되기를 기도한다” “당신이 출연하는 영화는 보지 않겠다”며 뭇매를 맞았다.
커크 추모를 둘러싼 분열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AP통신은 이날 “보수 성향 공직자와 기타 인사가 주도하는 캠페인으로 커크의 사망 이후 며칠 만에 교사, 공무원, 오피스디포 직원, TV 전문가 등이 해고되거나 징계받았으며, 앞으로 추가 해고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전날 X에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이 커크의 암살을 축하하는 발언을 한 조종사들을 비행에서 제외했다고 밝히며 “이런 행동은 역겹고 그들은 반드시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소 15명이 커크의 사망을 언급한 후 해고되거나 정직 처분을 받았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분석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배우 진서연, 배우 최시원 등이 커크의 죽음을 애도하는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이 극우 성향을 옹호하는 것이냐고 지적하자 최시원은 관련 게시글을 삭제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