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볶음 맡긴다”… 부산 학교 급식실에 조리 로봇 가동

입력 2025-09-14 16:56
부산교육청이 마련한 다기능 조리 로봇 시연회 현장. 금정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로봇이 국과 볶음을 조리하는 장면. /부산교육청 제공

부산의 초등·고등학교 급식실에 튀김·볶음·국을 담당할 다기능 조리 로봇이 처음으로 들어섰다. 조리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화상과 근골격계 부상 등 위험을 줄이고, 업무 강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정초등학교 등 3개 학교에 전기솥과 로봇팔이 결합한 ‘부산형 다기능 조리 로봇’을 설치하고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업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주관 ‘2025년도 서비스로봇 실증사업’에 선정돼 국비 2억5000만원을 포함, 총 6억7000만원 규모의 사업비로 추진됐다.

학교 급식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오래된 과제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2022년 1496건에서 지난해 2166건으로 44.8% 급증했다. 같은 기간 퇴직도 늘어 지난해 공립학교 조리 종사자 의원면직은 3414명으로 전년보다 15.7% 증가했다. 하루 평균 6건꼴로 사고가 발생하는 셈이다.

부산교육청은 이번 로봇 도입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기름과 끓는 국물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 조리 실무자의 화상 위험을 낮추고, 반복적인 고강도 노동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석준 교육감은 “급식실에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조리 종사자의 안전 확보와 학생들에게 건강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근무 환경 개선과 건강한 급식 지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