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암살 직전 방한…“한국, 이민자 없어 신뢰 사회”

입력 2025-09-14 10:12 수정 2025-09-14 13:31
찰리 커크의 사망을 추모하는 사람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찰리 커크가 피살 며칠 전 한국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커크는 “한국은 이민자가 없어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커크는 지난 10일 총격으로 숨지기 며칠 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우파 성향 정치단체를 만났다. 한국에서는 5~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보수 성향 청년단체 ‘빌드업 코리아’ 행사에 참여해 ‘트럼프의 승리가 던지는 메시지’ 등을 주제로 강연했다.

커크는 사망 이틀 전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한국 거리를 걸으며 느낀 청결함과 질서를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없고 낙서도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며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로 신뢰 구조를 무너뜨리는 대규모 이민자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파하는 반(反)이민 메시지가 한국에서 공감을 얻는 이유라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우익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커크는 지난 10일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에서 열린 토론회 도중 총격을 받아 숨졌다. 커크는 전 세계적으로 우파 포퓰리스트가 전면에 부상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지난 5월에는 영국을 방문해 정치 지도자와 학생들을 만났다. 그는 옥스퍼드대 토론 동아리 ‘옥스퍼드 유니온’ 연설에서 “트럼프의 부상을 이끈 흐름과 같은 분위기가 영국에서도 보인다”며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곧 정치적 혁명을 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찰리 커크를 피살한 혐의를 받는 타일러 로빈슨. AFP연합뉴스

한편 커크를 피살한 혐의를 받는 타일러 로빈슨(22)은 지난 12일 오전 자택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로빈슨 삼촌이 공개수배 사진을 보고 로빈슨으로 추정, 로빈슨 부친에게 해당 사진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로빈슨 부친이 그를 설득해 자수하도록 했다. 이후 로빈슨 아버지가 한 지인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이 지인이 “로빈슨이 범행을 암시하거나 자백했다”고 신고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의 수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총격 사건이 벌어진 유타밸리대에서 소총 탄피와 탄약 등이 발견됐다. 콕스 주지사는 탄피와 탄약에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Hey fascist! Catch!)” “이걸 읽고 있다면 너는 게이. 하하” “벨라 치아오(Bella ciao)”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벨라 치아오’가 암시하는 문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반파시스트 저항군이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로빈슨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사형을 선고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