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매치’ 본게임 전초전을 찾은 3만8000여명의 축구팬이 전설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5 아이콘매치: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이벤트 매치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일대일 대결, 터치 챌린지, 파워도르, 커브 챌린지 등 미니게임으로 구성됐다.
이날 경기장엔 3만8426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했다. 대형 천막으로 가려진 3층 동쪽 구역을 제외한 모든 좌석은 각양각색 유니폼을 입은 축구팬들로 가득 찼다.
오후 7시 30분, 대형 폭죽과 함께 선수들이 차례로 소개되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 카카(브라질), 가레스 베일(영국) 등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 스타들이 입장할 때마다 경기장은 환호로 들썩였다. 전광판에 ‘영원한 캡틴’ 박지성의 이름이 등장하자 상암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끝장 대결로 이벤트 매치의 시작을 알렸다. 1대1과 2대2, 3대3 대결이 차례로 펼쳐진 가운데 특유의 ‘치달(치고달리기)’을 선보인 카카의 활약이 돋보였다. 팽팽한 접전 끝에 서든 데스 방식의 승부차기로 이어졌고, 실드 유나이티드가 먼저 승리를 챙겼다.
이어진 터치 챌린지는 드론이 떨어뜨린 공을 최대한 과녁판 중심에 가깝게 터치하는 방식이었다. ‘외계인’ 호나우지뉴가 큰 기대를 받았으나 3점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구자철은 공을 정확히 한가운데에 안착시키며 FC 스피어의 승리를 이끌었다.
파워도르는 층층이 세운 보드를 더 많이 격파하는 슈팅 파워 대결이었다. ‘캐논 슈터’ 스티븐 제라드(영국)는 14장을 격파하며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욘 아르네 리세(노르웨이)는 15장 모두를 격파하며 깜짝 스타로 등극했다.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독일) 등이 고르게 활약한 FC 스피어가 또 한 번 승리를 가져갔다.
마지막 미니게임 커브 챌린지에서도 FC 스피어가 웃었다. 코너킥 부근 5개 지점에서 프리킥 능력을 겨루는 이 게임에선 박지성이 등장해 기대를 모았다. 그는 알렉산드로 네스타(이탈리아)와의 대결에서 마지막 기회였던 코너킥 지점에서의 슛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로써 FC 스피어가 최종 점수 3대 1로 이벤트매치에서 승리를 거뒀다. 메인 매치는 14일 오후 7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막을 올린다.
아이콘매치를 총괄한 박정무 넥슨 부사장은 “선수들이 머무는 호텔에 방문한 팬들을 보니 아들을 데리고 온 아버지들이 많았다”며 “같은 선수를 두고 게임을 통해 접한 아들과 그 선수의 현역 시절을 기억하는 아버지가 이번 경기를 계기로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통해 세대 간 교류의 접점을 만들어낸 것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