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따운! KT 롤드컵 간다!

입력 2025-09-13 19:47 수정 2025-09-13 22:24
LCK 제공

KT 롤스터가 정규 시즌 최강팀 젠지를 꺾고 LoL 월드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했다.

KT는 13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에서 젠지에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KT는 이날 승리로 승자조 결승(3라운드)에 진출해 최소 4위 자리를 확보, LCK 대표로 월즈 진출도 확정지었다.

젠지는 정규 시즌 동안 29승1패를 기록하며 독주를 이어나간 명실상부 최강팀. KT 역시 지난 5번의 맞대결에서 젠지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 없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젠지에 치명상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젠지는 정규 시즌을 더할 나위 없이 잘 치러놓고도 이제 한 번만 더 지면 시즌이 끝나는 플레이오프 패자조로 향했다. 아울러 이날 젠지가 이기면 어부지리로 월즈에 갈 수 있었던 T1과 한화생명은 결국 자신들의 손으로 운명을 결정짓게 됐다.

언더도그인 KT가 첫 세트 완승을 거두면서 심상찮은 출발을 알렸다. ‘커즈’ 문우찬(자르반 4세)이 카운터 정글링과 미드 역 갱킹으로 이변의 실마리를 만들었다. KT는 정글러 간 성장 차이를 활용해 드래곤 3개와 아타칸까지 오브젝트를 독식했다.

젠지가 28분경 내셔 남작 버스트로 승부수를 띄웠다. 문우찬이 버프를 스틸함과 동시에 KT가 교전을 전개해 4킬을 더했다. 킬 스코어 18대 3, KT는 상대가 부활하기 전에 미드로 달려 넥서스를 부쉈다.

젠지는 ‘기인’ 김기인(그웬)의 활약 덕분에 간신히 그로기 상태에서 벗어났다. 2세트 29분경 드래곤 교전에서 에이스를 당하면서 내셔 남작 버프까지 내주는 위기를 맞았지만, 라인전 솔로킬부터 후반 단계까지 견고한 플레이를 펼친 김기인 덕에 골드 차이가 벌어지는 걸 막았다.
LCK 제공

젠지는 3세트에서 바이와 갈리오 중심의 돌진 조합을 구성해 세트스코어 역전에 성공했다. 분기점은 26분경 4번째 드래곤 전투. 여기서 큰 점수를 따낸 젠지는 이후 계속해서 내셔 남작을 미끼로 상대를 불러내고, 조합 강점인 돌진력을 살려 한타에서 승리하는 운영으로 32분 만에 게임을 끝냈다.

세트스코어 1대 2, KT가 위기에 내몰린 4세트에서 ‘비디디’ 곽보성(조이)이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곽보성은 강력한 포킹 공격을 연달아 적중시키면서 젠지를 쓰러트렸다. 조이와 직스, 쌍포로 포킹 조합을 구성한 KT는 장로 드래곤 전투에서 상대를 제압해 시리즈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KT는 5세트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조합의 힘이 올라오기 전에 드래곤 교전에서 대승을 거둬 분위기를 탔다. 기나긴 대치전, 장로 드래곤 교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했고, 버프 획득과 동시에 마지막 한타에서 에이스를 띄웠다. 롤러코스터가 호랑이를 치고 중국으로 가는 순간이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