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모임을 막상 시작하려니 막막했습니다. 기도하며 길을 물었더니 하나님이 응답하셨습니다.” 전민준 사우고등학교 학생은 지난해 친구 두 명과 함께 ‘마라나타’라는 이름의 학교 기도모임을 세웠다. 작은 불씨였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지며 지금은 50명이 음악실에 모여 예배한다. 그는 “기도모임은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누군가에겐 예수님을 만나는 통로가 된다”며 “믿음의 친구 한 명만 붙잡고 시작하라. 하나님이 반드시 동역자를 붙여주신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김포제일교회(정운락 목사)에서 열린 ‘더웨이브 김포검단’ 집회에는 전군처럼 학교에서 기도모임을 세운 청소년 400여명이 모였다. 서로의 모임을 소개하고 격려하며 “우리는 학교에서도 기도합니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행사장 밖에는 경기도 김포와 인천 검단 지역 10개 중·고등학교 기도모임이 직접 설치한 부스가 들어섰다. 각 부스는 모임을 소개하며 ‘기도제목 나누기’ ‘성경 필사’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비가 오지 않아 부스를 운영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학교에 기도모임을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소박하지만 간절한 문구들이 판넬을 가득 채웠다.
집회에선 기도모임을 세우려는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비법’도 공유됐다. 먼저 모임의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찬양·말씀·기도 등 구체적인 순서를 마련하며, 함께할 동역자를 찾고, 장소와 시간을 정해 꾸준히 모이라는 것이다. 기도모임을 운영 중인 학생들은 “작은 교실 한쪽에서라도 드리는 기도가 학교 안에 신앙의 불씨가 된다”며 기도모임을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
더웨이브는 2016년 부산에서 시작된 ‘학교기도불씨운동’의 연합 집회다. 초창기에는 부산 지역 교회와 단체들이 힘을 모아 열렸고 이후 창원·거제·양산·남해 등 경남권으로 확산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규모가 더 커져 2023년 4개 지역, 지난해 14개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올해는 강릉과 김포·검단을 비롯해 전국 24개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집회 운영에는 지역 교회 청년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했다.
예배당 안에서는 아이자야식스티원이 찬양을 인도했고 홍정수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사무국장이 말씀을 전했다. 홍 목사는 “요즘 10대들의 기도가 달라졌다. 길어지고, 세지고, 단어가 깊어졌다”며 “우리가 믿지 못할 뿐이지 다음세대는 우리보다 더 영광스럽게 하나님을 믿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약 학개서 2장 9절 말씀을 인용하며 “오늘 모인 청소년들이 바로 하나님이 준비하신 나중 영광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김포와 검단에는 중학교 32곳, 고등학교 22곳, 대안학교 6곳에 기도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집회 마지막에 학생들은 “내가 바로 성전입니다. 내 안에 하나님의 영광과 임재가 있습니다. 내가 바로 나중 영광의 주인공입니다”라고 함께 선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포=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