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15세로 한예종에 최연소 입학한 10대 바이올리니스트부터 1989년 등단해 36년간 꾸준히 활동해온 70대 시인까지 나이를 막론하고 다양한 문화 예술 분야에서 활약한 기독교인을 격려하는 축제가 열렸다.
인류애실천분중문화재단(이사장 최종천 목사)은 13일 경기 성남의 분당중앙교회 그레이스채플에서 열린 ‘제3회 인류애실천분중문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이상윤(44)과 장성호(54) 감독을 비롯해 대한민국 문화예술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인물을 발굴해 격려하고 응원하는 의미로 시상했다. 이날 행사는 국민일보와 공동으로 주최됐다.
이상윤은 2020년 초연된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기독교 변증가인 C.S 루이스 역할을 맡아 3년간 연기한 것은 물론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 활동, 환경 보호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중문화 영역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 온 공로로 분중문화상의 최고 영예인 대상을 받았다. 이상윤은 “상이 항상 부끄럽지만 이번 상은 더욱 그렇다”며 “좋아하는 제 일을 열심히 해 온 것밖에 없는 제가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시상식에 오르기 직전까지 했다”고 말했다.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최근 소천한 지인의 가족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은 일은 언급하며 “(분당중앙교회가)선배의 가족이 다니던 교회라고 들었고, 이 상이 더 각별하게 느껴졌다. 이 상의 무게와 책임감을 느끼며 사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를 제작한 장성호 감독은 최우수인재상을 받았다. 장 감독은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영화에서 예수님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10년이라는 기나긴 제작 기간 동안 숱한 어려움과 고난이 있었고 ‘왜 이렇게 오래 걸려야 하는 걸까’하며 괴로웠던 적도 많다”며 “그러나 세상에 영화를 내놓고 보니 그 시간이 주님께서 저를 갈고 닦고 다듬는 과정이었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주님께서 저를 도구로 사용해 주셔서 이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에 감사하며 제가 아직 사용할 만한 도구라면 앞으로도 주님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한 13명에 ‘우수인재상’, 장래가 촉망되는 27명에 ‘인재지원상’,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신의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14명에 ‘어울림상’(14명)을 각각 수여했다. 지난해 인재지원상을 받은 뒤 더 많은 사역을 통해 올해 우수인재상의 주인공인 된 드러머 리노 박(42)은 “수많은 사역 현장을 다니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섬기는 선후배들이 많아 숙연해질 때가 많다”며 “여기 오신 모든 분이 앞으로도 복음의 도구로서 생명을 살리는 일을 멈추지 않길 소망한다”고 했다. 황예찬(34) 교회친구다모여의 대표는 SNS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미디어 선교 역할을 인정받아 올해 인재지원상을 수상했다. 인재지원상 대표로 수상 소감을 한 황 대표는 “다음세대가 위기라는 말이 많지만, 오히려 모이기에 열정적이며 복음을 위해 삶을 내던지는 야성이 있는 세대”라면서 “대한민국에 기독교가 부흥하는 것을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한 그들이 부흥의 황금기를 다시금 경험할 수 있도록 어른세대가 그들에게 신앙의 유업을 물려주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우수인재상을 받은 이성혜 한국기독교영화제 위원장은 “영화제와 관련해 씨앗 헌금을 놓고 기도하던 중이었는데 귀한 상금을 받게 됐다”며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증인으로서 활동하는 다음세대 인재를 발굴하며 양성하는 데 이 상금을 잘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어울림상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화 예술계에서 발굴의 실력을 다하는 목회자, 다문화 가정의 자녀뿐 아니라 장애를 극복하며 창작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문화 예술인 종사자들이 선정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인류애실천분중문화재단의 이사장이자 이 기관을 출연한 분당중앙교회의 최종천 목사는 “인물을 키워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재단의 비전을 ‘약속한 대로, 정한 대로,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며 “문화가 중요해지는 이 시대에 해당 영역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애쓰는 인재를 발굴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의 김경호 사장은 “기독교적 사랑과 섬김의 정신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영역에서 인류애를 실천해 온 분들을 발굴하고 응원하는 이 상은 시대의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등불과 같다”며 “이 상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욱 따뜻해지고 문화예술 영역이 더욱 생명력 있게 빛을 발하길 기도한다”고 했다. 심사위원장인 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은 “분야별 전문가가 함께 3차에 걸쳐 공정하게 심사해 문화계 인재를 선정했다”며 “복음의 대중화와 선한 영향력을 확장해주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