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력 뉴욕시장 후보 “당선되면 네타냐후·푸틴 체포”

입력 2025-09-13 17:14 수정 2025-09-13 17:25
미국 민주당의 뉴욕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브롱스의 세인트제임스공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AFP

오는 11월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가 시장에 당선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체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맘다니는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뉴욕이 국제법을 준수하는 도시가 되도록 하는 게 제 바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각각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범죄를 이유로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ICC 124개 회원국은 이들이 자국 영토에 입국하면 체포해야 하지만, 체포하지 않더라도 ICC가 강제할 수단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맘다니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가자지구에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저지른 전범”이라며 “그가 뉴욕을 방문하면 뉴욕경찰(NYPD)을 동원해 공항에서 즉각 체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맘다니는 또 “지금은 연방정부에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고, 각 도시와 주 정부가 우리의 가치와 국민을 위해 나서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줘야 할 때”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다만 이런 맘다니의 주장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단 미국 자체가 ICC 당사국이 아니며, 오히려 2002년 ‘미군보호법’을 제정해 ICC에 대한 협력을 금지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매슈 왁스만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는 “미국 내에서 이런 식의 체포가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맘다니 발언은 진지한 법 집행 정책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쇼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맘다니의 발언이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맘다니의 공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대인 인구가 많은 뉴욕에서 강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도계 무슬림으로 뉴욕주 현역 하원의원인 맘다니는 34세 젊은 나이로 뉴욕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달리며 지난 7월 민주당 공식 후보로 확정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