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가 삶을 바꾼다” 감리교 목회자 83명의 교단 초월 현장 체험

입력 2025-09-13 13:42 수정 2025-09-13 13:46
김은호 오륜교회 설립목사가 12일 금요기도회에서 기감 남부연회 목회자들을 일으켜 소개한 뒤 축복의 찬송을 부르는 모습.

“여러분 행복한 사역을 해야 합니다. 목회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것만큼 불행한 게 있을까요. 행복은 교회 크기와 관련 없어요.”

12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오륜교회 에벤에셀홀. 김은호 설립목사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남부연회(감독 이웅천 목사) 소속 83명 목회자들에게 전하는 목회 철학은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참석자들은 노트를 펼쳐놓고 한 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집중하며 펜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제가 10여개국을 다니며 해외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시차도 힘들고 음식도 안 맞지만 기쁨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선교사들이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저도 행복합니다.”

김은호 오륜교회 설립목사가 12일 저녁 금요기도회에 앞서 기감 남부연회 목회자들에게 강의하는 모습

오륜교회는 1998년 시작된 다니엘기도회로 한국교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니엘기도회는 교파를 초월해 전국 수많은 교회가 온라인으로 함께 참여하는 연합기도회로 특히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시대적 변화를 선도하며 한국 교회의 새로운 기도 문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개척 초기의 어려움과 그것을 극복해온 과정에 관한 이야기에는 젊은 목회자들의 눈빛이 더욱 반짝였다.

“합심 기도란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것, 같은 기도 제목을 가지고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2장 마가의 다락방 기도회가 모델이죠. 합심 기도의 위력은 기하급수적입니다.”

강의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오륜교회의 금요기도회에 함께 참여하며 합심 기도를 직접 체험했다.

기감 남부연회가 11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목회 현장 교육’에는 진급 과정 목회자 46명과 현장 목회자 40여 명 등 83명이 참석했다.

김홍관 과정고시 위원장은 “기존 교육은 이론 중심이었는데 이번에는 현장에서 목회 경력과 철학을 가진 영향력 있는 목사님들의 목회 철학, 리더십, 영성을 현장에서 배우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웅천(가운데) 기감 남부연회 감독이 12일 서울 화양교회를 탐방한 뒤 기도하고 있다. 기감 제공

이웅천 감독은 “제가 라이브 앨범을 주로 모으는 이유는 감정이 실려 있기 때문”이라며 “100시간 유튜브를 봐도 현장 1시간이 삶을 바꾼다. 20~30대가 도전받으면 미래도 바뀐다. 교회가 바뀌면 도시가 바뀐다”고 현장 교육의 철학을 밝혔다.

이번 교육에서 주목할 점은 감리교 목회자들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오륜교회를 공식 탐방한 것이다. 교단 간의 벽을 허물고 함께 배우는 이례적인 시도로 한국 교회의 연합과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부연회는 1박2일 동안 5개 교회를 탐방하며 각각의 특화된 사역 모델을 직접 체험했다. 여주중앙교회(유영설 목사)에서는 단순한 노방전도가 아닌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 지역사회에서 사랑받는 교회의 모델을 배웠다. 세계로금란교회(주성민 목사)는 뜨거운 기도와 영성, 그리고 전도에 대한 열정으로 성장한 교회의 사례를 보여줬다.
특히 일산 강아지똥 도서관(박은영 목사)은 독특한 사역으로 주목받았다.

25년간 도서관 사역을 통해 개척교회를 성장시킨 전문화되고 특화된 사역 모델로,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목회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화양교회(최상원 목사)는 ‘새 사람 DNA 목회’라는 독창적인 사역 철학을, 마지막으로 오륜교회에서는 교파를 초월한 합심 기도의 실제를 경험했다.

기감 제공

김법규 기감 남부연회 총무는 “기존 교육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모두가 집중하고 질문 시간에 강제로 끊어야 할 정도로 질문이 많았다”며 참석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 감독은 “내년에는 더 다른 교회들과 교단을 초월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대전 더드림교회를 섬기는 김기호 목사는 “보통 Z세대를 어떻게 접근하고 시대 변화에 따른 목회 방법 등을 두고 고민이 있었다”며 “이틀 일정동안 선배 목회자들의 말씀을 듣고 궁금증이 해결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