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ACLS(Asia Christian Leaders Summit)가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I 마와르사론교회에서 개최됐다.
ACLS는 ‘아시아 선교는 아시아인들의 손으로’라는 취지로 2013년 회장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만든 단체다.
이날 ACLS 지도자 모임에서 이영훈 목사는 “인도네시아와 아시아 지도자들에게 귀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함께하기 위해 모인 아시아 리더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매년 ‘아시아인은 아시아를 위해’라는 비전 아래 연합해 아시아 복음화와 세계 선교의 사명을 힘써 감당하자”고 말했다.
ACLS 회의에서는 기존 ‘ALS’를 ‘ACLS’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슬람권 국가와의 충돌을 우려해 뺐던 ‘Christian’을 이번에 정식 명칭에 포함시켰다.
또 내년 10월 28~31일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오산리기도원,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CGI 50주년 행사에 ACLS도 동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지도자들과 CGI 목회자 간 교류와 협력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2027년 ACLS 개최지는 필리핀으로 확정됐다. 우기를 피해 11월 초에 열릴 예정이다. ACLS는 이 기간 지방 목회자들을 초청해 훈련하고 실제 사역 현장에 접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진 콘퍼런스에서는 한국의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와 한국CCC 대표 박성민 목사, 홍콩의 빌리 라우 원랑감광교회 목사, 태국의 베라뎃 짓삭다논 그레잇 커미션 교회 목사, 말레이시아의 예레미얍 새생명회복교회 목사 등을 비롯해 필리핀의 데이비드 썸넬 캐씨드럴오브프레이즈 교회 목사가 주 강연자로 나서 아시아 교회의 비전을 제시했다.
박성민 목사는 강연에서 “앞으로는 단일 중심이 아닌 다중 중심(multi-centric) 선교 시대가 될 것”이라며 “그 중심축은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청년·대학생 선교 사역은 한국교회와 세계 교회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1980년대 한국 청년들이 정치·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선교에 나섰던 역사를 언급하며 “현재는 선교사의 고령화와 교회 청년층 이탈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새로운 응답 속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본다”고 했다.
그는 또 ACLS의 모토인 ‘아시아가 아시아를 복음화(Reach Asia by Asia)’를 넘어 ‘아시아가 세계를 복음화(Reach the world by Asia)’로 나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2028년 제주도에서 열릴 ‘Jesus Mission 2028’을 소개하며 “전 세계 청년 2만명 이상이 모여 복음 전파와 헌신을 선포하게 될 것”이라며 “제주도는 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청년 선교사들의 참여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위기는 언제나 각성의 기회였다”며 “소수의 헌신자가 다음세대 부흥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의 베라뎃 짓삭다논 목사는 ‘성령과의 하나 됨(Oneness with the Holy Spirit)’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하며 사도행전 9장에 등장하는 사울과 아나니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는 “성령은 사울과 아나니아 두 사람 모두에게 임했다”며 “사울은 즉시 변화돼 복음을 전할 힘과 인내를 얻었고 박해 속에서도 사랑하고 용서하며 베풀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며 “성령이 임할 때 삶에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교회에 부흥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대한 순종, 기도, 성령 안에서의 하나 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회개하고 성령 안에서 하나 될 때 말씀에 마음을 두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갈 때 인도네시아는 결코 이전과 같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짓삭다논 목사는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그분 안에서 하나 되는 것”이라며 “성령과의 하나 됨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부흥은 소수의 순종하는 사람들을 통해 시작된다. 성령이 함께하실 때 불가능이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는 사도행전 2장 42절을 인용해 초대교회의 네 가지 핵심 요소인 말씀, 교제, 식사, 기도를 오늘날 교회가 본받아야 할 모델로 제시했다.
한 목사는 “코이노니아(교제)는 곧 나눔이며, 물질 사랑 격려를 서로 나누는 것이 교회의 본질”이라며 움켜쥐기보다 내어주는 삶을 살라”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교회 역시 예배와 모임 후 식탁 교제를 소중히 여겨 왔음을 언급하며 “음식을 나누는 자리를 넘어, 주님을 나누는 영적 교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도는 영적 호흡이자 실제적인 사역이라고 정의했다. 한 목사는 한국교회의 새벽기도·철야기도·금식기도·기도원 전통이 신앙을 지탱해온 힘이라고 말했다. 자신 역시 매일 교인들의 이름과 사역을 품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간증했다.
그는 “기도는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체험하는 통로”라며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한 시간이라도 깨어 기도할 수 없더냐”고 책망하신 말씀을 상기시켰다.
한 목사는 결론을 맺으며 “교회는 말씀 교제 식사 기도라는 네 가지 균형 잡힌 영적 식단 위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며 “모든 성도가 각자의 은사에 따라 네 가지 사역 가운데 한 영역에 참여해 균형 잡힌 신앙을 세워갈 것”을 권면했다.
오후 7시 ACLS 저녁 집회 무대에는 GBI 마와르사론교회 청년 워십팀이 올랐다. 형형색색의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을 입은 찬양팀은 현지 문화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경쾌하고 힘 있는 찬양으로 회중을 이끌었다.
이날 성회에서는 필리핀의 데이비드 썸넬 목사가 주강사로 나서 말씀을 전했다. 그는 믿음과 희생으로 교회를 일군 인도네시아의 다음세대에게 “하나님께서 다시 역사하시겠다”는 부흥의 약속을 전하며 그 부르심에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썸넬 목사는 “사도행전 19장에서 바울이 두 해 동안 날마다 강론한 결과 아시아 전역의 유대인과 헬라인이 복음을 들었다”며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교회 성도들은 이 부흥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난 세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이들이 기적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고, 성령세례의 간증을 들었으나 방언을 하지 못했으며, 복음 전파의 열매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흥의 조건으로 회개를 가장 먼저 꼽았다. 과거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굳어진 마음을 회개로 깨뜨리며, 세상과 구별된 거룩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썸넬 목사는 “단순히 신앙의 지식이나 교리만으로는 부흥이 일어나지 않으며 각자의 마음밭을 새롭게 할 때 비로소 성령의 역사가 시작된다”면서 “과거 하나님과의 만남을 잊지 말고 방치돼 굳어진 마음을 새롭게 하며 다시금 세상과 구별된 거룩을 결단하라”고 권면했다. 참석자들은 아시아의 부흥을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쪽 끝에서 온 모디 세팡 GBI 까시 카루니아교회 목사는 “이번 CGI·ACLS 콘퍼런스를 통해 세계 교회와 아시아 교회의 비전을 나누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며 “무엇보다 기도가 교회를 성장시키는 힘임을 다시 확인했다. 돌아가서는 성도들과 함께 기도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