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의 최대 규모 동물원에서 20년 차 베테랑 사육사가 사자 떼에 물어 뜯기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태국 방콕 사파리 월드에서 관리자급 사육사인 58세 지안 랑카라사미가 사자 떼의 공격을 받았다.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은 방문객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이 동물원 자동차 관람 구역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는 동물원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와중 벌어졌다. 관람객을 실은 사파리 차량이 사자 떼가 있는 구역에서 정차했을 때 지안은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기 위해 잠시 차량에서 내렸다. 이후 뒤편에서 몰려온 사자 떼가 그를 15분간 공격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 장면을 목격한 타바차이 칸차나린 교수는 “30피트(약 9m) 떨어져 있던 사자가 사육사 뒤로 천천히 다가와 그를 붙잡은 뒤 땅으로 끌고 가서 물어 뜯었다”며 “이후 다른 사자 3~4마리도 달려들어 사육사를 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사육사들이 지안을 구하기 위해 자동차 경적을 크게 울리는 등 사자들을 겁주려는 행동을 이어갔으나 사자 떼의 공격은 계속됐다. 이후 동물원 직원이 총을 쏴 사자들을 쫓아버렸을 때 지안의 몸은 이미 뼈가 드러난 채 웅덩이 속에 버려져 있었다. 공원 당국은 사자들을 안락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타폴 차로엔찬사 DNP 국장은 “사자들이 먹이를 먹는 동안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자 무리 중 한 마리가 기분이 좋지 않아 공격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고인의 아내는 “그는 자신의 직업을 매우 사랑했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남편을 잃게 돼 큰 충격에 빠졌다”며 “남편은 오랫동안 동물원에서 사자와 호랑이를 돌봐왔지만 언제나 조심했고 어떤 동물에게도 공격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