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인권운동가 김성민 전 자유북한방송 대표 별세

입력 2025-09-12 17:51
김성민 전 자유북한방송 대표의 모습. 연합뉴스

20여년간 대북 라디오 방송을 운영하며 북한 민주화·인권 운동을 해왔던 김성민 전 자유북한방송 대표가 12일 향년 63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17년 뇌종양 판정을 받은 후 병이 호전됐지만, 암이 전이돼 투병 끝에 별세했다.

고인은 1962년 자강도 희천시에서 북한 유명 시인 김순석의 아들로 태어났다. 평양 김형직사범대학 어문학부를 졸업한 고인은 북한군 예술선전대에서 작가로 활동했다. 이후 1995년 북한을 탈출해 1999년 2월 한국에 입국했다. 탈북 과정에서 고인은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한에 넘겨진 후 평양으로 끌려가다가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려 탈출하기도 했다.

고인은 입국 초기부터 북한 인권 운동 활동을 펼쳤다. 2004년 4월에는 서울에서 국내 첫 민간 대북 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을 창립했다. 인터넷 방송으로 시작한 자유북한방송은 2005년 12월부터 단파방송으로 전환됐다. 20여년간 방송을 하던 그는 방송 중단 요구 내용이 담긴 협박 소포, 편지 등을 받기도 했다.

2004년부터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매년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진행했다. 2023년에는 통일부 북한인권증진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고인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7월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에서 탈북민 최초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특1호실에 마련된다. 발인은 오는 14일이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