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됐다가 12일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들을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으나 더 빨리 고국으로 모시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그러면서 한·미 간 비자 체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실장은 이날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나가 귀국 근로자들을 맞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강 실장은 “미국과의 업무는 끝났다고 생각할 때가 새로운 시작”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비자체계) 문제 전반에 대한 점검을 요청하면서 숙련된 기술자의 경우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비자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 미국 비자 발급 및 체류자격 시스템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한·미 간 워킹그룹을 통해 추가적인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실장은 “B1 비자에 대해 한·미 양국이 해석 차이가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문제를 개편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조속히 논의가 이뤄져 불신을 없애야 기업들이 안전하게 미국에 투자하고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입국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강 실장은 “당장 가능한 분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서 (재출국)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다만 심리치료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바로 출국하는 것은 회사 차원에서 권고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도록 문서 등으로 확약을 받았느냐’며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그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언급을 신뢰할 수 있나’라는 질문엔 “트럼프 대통령이 죄 없는 한국 국민이 일을 하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비자 체계 개편을 논의하기로 한 것만으로 충분히 답변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강 실장은 “문서로 내놓으라고 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한·미는 동맹 관계다. 국민이 이번 과정에서 상처받고 속상해했지만, (동맹에) 걸맞게 당당한 대응을 할 것으로 믿으셔도 괜찮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저 개인적으로는 죄 없는 국민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우리 대통령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귀국 근로자 건강 문제와 관련해 “임신부 한 분이 계셔서 퍼스트클래스(일등석)로 모셔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며 “비행기가 출발할 때 모두 손뼉을 치고 환호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박윤주 차관은 “(귀국 근로자들이) 굉장히 건강하며, 특별히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