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가마 4년 만에 22만원 넘어서…농식품부, 2.5만t 더 푼다

입력 2025-09-12 14:13
연합뉴스

쌀 가격이 한 가마당 22만3000원대로 올라선 가운데 정부가 쌀 수급 불안을 막기 위해 정부양곡 2만5000t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달 3만t을 공급했지만 쌀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두 번째 공급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조생종 수확 지연과 산지유통업체의 원료곡(벼) 확보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양곡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부터 풀었던 정부양곡 3만t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2주 만에 공급 물량 절반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잔여 물량은 앞으로 2주 정도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쌀 수급 불안정 문제가 커진 건 잇단 강우로 일찍 수확하는 벼 품종(조생종) 출하 일정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조생종 수확 시기에 잦은 비가 내리면서 출하가 늦어졌고, 구곡에 대한 산지 유통업체의 수요가 증가해 재고가 예상보다 부족해졌다.

농식품부는 햅쌀(중만생종)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10월 중순까지 지역에 따라 1∼2주일간의 원료곡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추가로 2만5000톤을 대여 방식으로 공급해 산지 유통업체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공급 부족에 쌀값은 치솟고 있다. 쌀 소매가격은 20㎏당 평균 6만1000원을 웃돌아 작년보다 20%가량 비싼 상황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당 5만5810원으로, 직전 조사인 지난달 25일보다 1180원 올랐다. 약 4년 만에 쌀 한 가마(80㎏) 가격이 22만원을 넘어섰다.

공급 대상은 지난해 정부 벼 매입자금 지원을 받은 산지유통업체와 연간 매입물량 3000톤 이상인 임도정업체다. 업체들은 오는 15일까지 농협경제지주 웹사이트를 통해 희망 물량을 신청할 수 있으며, 지난해 쌀 판매량 비중을 고려해 배정 물량이 결정된다. 배정받은 업체는 오는 19일부터 지정 창고에서 정부양곡을 인수할 전망이다.

이번에 공급하는 정부 양곡은 벼로 재판매하는 것이 제한되며 내달 17일까지 쌀로 판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양곡을 공급받은 업체는 올해 신곡을 내년 3월까지 정부 창고로 반납해야 한다. 반납 물량은 올해 8월 평균 산지 쌀값, 올해 수확기 쌀값, 도정수율 등을 고려해 추후 결정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농업재해대책상황실에서 호우 대비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이날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 처음 출연해 이번 추가 공급에 대해 설명했다. 송 장관은 “시장에 쌀을 빌려주고 신곡이 생산되면 신곡으로 돌려받는다. 신곡의 수급 안정에 도움 될 것”이라면서 “변치 않는 주식인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