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효과 본격화… 건설·관세 부담에도 ‘긍정 신호 강화’

입력 2025-09-12 11:37
연합뉴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소비 진작 정책의 효과로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건설투자 부진과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9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 회복 지연,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나, 정책 효과 등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에 긍정적 신호가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경제동향에 등장했던 ‘경기 회복에 긍정적 신호도 나타난다’는 표현이 ‘경기 회복에 긍정적 신호가 강화됐다’고 바뀐 점이 눈에 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으로 최근 소비 지표가 개선된 점을 부각한 것이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가 7월에 실제로 많이 올라오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지난달에는 ‘긍정적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게 7월 데이터로도 확인되면서 ‘신호가 강화됐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소비 부문에서 경기 회복 신호가 가장 두드러졌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내구재(5.4%), 준내구재(2.7%), 비내구재(1.1%) 판매가 모두 늘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 역시 111.4로 전월보다 0.6 포인트 올라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서비스업 생산도 1년 전보다 2.1%, 전달보다 0.2% 증가했다. 8월 서비스 생산 지표 중 특히 온라인 매출액 증가(13.5%),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 상승(61.5→72.3)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8월 소비자 물가는 농·축·수산물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SK텔레콤 요금 감면 영향이 반영되면서 비교적 낮은 수준(1.7%)에 머물렀다.

다만 건설투자에선 여전히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7월 건설투자(불변)는 전월보다 1.0% 감소하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2%나 감소했다. 2분기 건설투자(GDP 기준 잠정치)도 전기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토목공사(10.1%)가 증가했지만 건축공사(-4.8%)가 줄어든 영향이다.

수출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치며 전월(5.8%)보다 크게 낮아졌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잇기는 했지만 증가율은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대미 수출은 관세 영향으로 12% 감소했다.

기재부는 “추경 신속 집행, 민생회복 소비쿠폰, 대규모 할인행사 등이 소비·지역경제 등 내수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기업 피해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