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이 도주 55일 만에 검거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11일 청구했다.
특검은 이날 오후 7시42분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 수백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삼부토건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고 보고 있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돼 2023년 5월 1000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로 보고 지난 7월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7월 17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잠적했다가 전날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은신처에선 휴대전화 5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가 나왔다. 그는 휴대전화 여러 대와 데이터에그 등을 사용하며 경기도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으로 은신처를 옮겼다.
영장실질심사는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체포 상태 피의자의 영장심사는 지체 없이 열게 돼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지 않기 위해 도피 행각을 오랜 기간 벌인 점 등을 고려하면 영장 발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 신병이 확보되면 그가 주도한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잇는 접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