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일까. 한일전에만 나가면 펄펄 나는선수가 있다. 올해가 투어 17년차인 양지호(36)다. 그는 KPGA투어 통산 2승이 있다. 2022년 KB금융 리브챔피언십과 2023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이다.
그 중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은 한일전 성격으로 일본에서 개최될 때 거둔 것이다. 그런 그가 통산 3번째 우승을 향한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파72)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5억 원)에서다. 이 대회는 KPGA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리고 있다.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양지호는 보기없이 버디만 5개를 솎아내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양지호는 전반에는 1타 밖에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1번과 2번 홀(이상 파4) 연속 버디에 이어 15번과 18번 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양지호는 “2~3주 전부터 샷 교정을 시작했다. 오늘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되든 안되든 과감하게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했다”라며 “첫 홀부터 티샷이 잘 맞으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흐름을 놓치지 않아 좋은 샷으로 마무리한 것 같다”고 했다.
아직 바뀐 샷에 20% 밖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양지호는 “부담감이 있긴 했으나 ‘과감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라며 “다행히 큰 위기 상황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올 시즌 캐디백을 다시 아내에게 맡긴 양지호는 지난 6월에 열린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2위 등으로 현재 상금 순위 14위에 자리하고 있다. 언제라도 우승에 도전할만한 위치다.
그는 “큰 기대 없이 출전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 어안이 벙벙하다”며 “최대한 결과에 대한 욕심을 빼려고 한다. 욕심이 들어가면 스윙이 망가지고 오히려 과감한 플레이를 못하게 된다. 성적보다는 샷을 잡아가며 남은 라운드도 자신 있게 플레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DP월드투어서 활동중인 김민규(24·종근당)와 왕정훈(30), 일본프로골프투어서 활동중인 ‘어린왕자’송영한(34·신한금융그룹), 이형준(33·웰컴저축은행)과 문경준(43·NH농협은행)이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지난주 파운더스컵 우승에 이어 시즌 3승과 2주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선 문도엽(33·DB손해보험)은 시즌 1승이 있는 박상현(43·동아제약) 등과 함께 3언더파 69타를 쳐 선두 경쟁에 가세했다.
일본 선수 중에서는 통산 3승의 오츠키 토모하루가 공동 4위로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시카와 료는 이븐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송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