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교대한성결교회, 미래 목회 방향 제시…목회자 리더십 소통 재정 투명성 강조

입력 2025-09-11 16:24 수정 2025-09-11 16:45
예성 교단 목회자들이 지난 8일부터 3박4일 동안 부산 교회들을 탐방하며 ‘2026 목회계획 워크숍’을 가졌다. 지난 9일 수영로교회에서 ‘목회비전’ 강의를 마친 뒤 김형근(앞줄 왼쪽 네 번째) 목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 총회장 홍사진 목사)가 미래 목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2026 목회 계획 워크숍’을 개최했다. 예성 국내선교위원회가 주최하고 목회사역 분과가 주관한 이번 워크숍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오늘, 교회가 있을 자리’란 주제로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와 순복음금정교회(김형근 목사), 포도원교회(김문훈 목사),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 등지에서 진행됐다. ‘목회 계획 워크숍’은 2020년 시작 후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다. 이번 행사는 매년 목회 계획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교회 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목회자는 돈 여자 명예 조심, 또 조심해야
둘째 날 워크숍의 문은 김형근 순복음금정교회 목사가 ‘목회 비전(1)’ 강의로 열었다. 김 목사는 목회자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설교 통역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자신이 고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통역하며 겪었던 영적 어려움을 공유했다. 특히 귀신이 목을 조르는 꿈 이야기를 ‘마귀가 용기를 죽이려 한다’고 해석했던 경험은 영적 전쟁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김형근 목사가 지난 9일 수영로교회에서 열린 예성교단 목회자 대상 ‘2026 목회계획 워크숍’에서 목회자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회 성장의 이면에 따르는 문제점들을 인정하면서도 조용기 목사의 가르침인 ‘목표는 죽는 것’을 통해 예수와 함께 죽었을 때 진정한 삶을 얻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큰 쾌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조 목사의 도움으로 호주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기적적으로 장학금을 받아 박사 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간증도 했다. 그는 목회자들의 교육뿐 아니라 모든 목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직면한 평신도와의 갈등, 교회 내부 갈등, 반기독교, 동성애 문제, 이단 문제 등 외부적인 어려움을 말했다.

특히 목회자의 인격과 품격 부족, 재정 불투명성, 신앙과 삶의 이원화, 사회 소통 부재 등 내부적 문제들을 심각하게 진단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들은 돈, 여자, 명예를 조심하고 어디를 가든지 교회에 있는 것처럼 생활해야 한다”며 “여 교역자와 밥 먹는 것조차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용인제일교회(임병선 목사)가 극장식 의자, 큰 화면, PC방 운영 등을 통해 다음세대가 모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 교회 성장의 핵심은 영적부흥, 내적부흥, 외적부흥임을 역설하면서 내적부흥은 성도 간 유무상통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외부 사람들을 전도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2026년의 교회 모습은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는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이를 위해 목회자는 열정(Passion), 순수(Purity), 기도(Prayer), 능력(Power), 사람 세움(People)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는 미쳐야 하며 삶이 투명하게 드러나야 하고 기도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목회자는 배우는 자, 가르치는 자, 경영하는 자, 솔선수범하는 자, 격려하는 자, 반성하는 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목회자부터 기도의 불 붙어야
‘목회 비전(2)’ 두 번째 강의는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가 담당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회복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어린이들은 충격을 받아도 회복이 빠르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회복이 어렵다”면서 이를 한국교회의 현실에 비유하면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작은 충격에도 후유증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규현 목사가 지난 9일 수영로교회에서 열린 ‘2026 목회계획 워크숍’에서 목회자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이 목사는 “예수 믿는 것이 행복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1990년대부터 쇠퇴기에 접어들어 침체 정도가 심각해지는 상황에, 외적 성장에 치중해 교회 규모를 키우고 신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음을 지적했다. 이 같은 성장주의가 본질을 놓치고 방법론에 치우치게 했음을 꼬집었다. 이른바 프로그램 중심 목회는 교인들에게 피로감을 심어 주고 봉사에 지친 교인들은 허탈감과 희생자 증후군을 느낀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제는 교회의 영적 온도를 높이기 위해 기도를 회복하고 말씀과 기도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교회의 역동성을 회복하기 위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 하시는 목회를 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교회만의 고유한 소명을 발견하고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목회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저체온증을 앓고 있으며 이는 예배의 냉랭함과 활력 저하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뜨거워져야 하는데 기도는 필수적이며 기도의 불은 목회자 스스로 기도 불이 붙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도운동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말씀이 함께해야 하며 말씀과 기도가 균형을 이룰 때 강력한 영적 공동체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사도행전의 교회처럼 성령의 역동적인 힘을 회복해야 하며 사람의 힘이 아닌 하늘의 권능으로 목회해야 지치지 않고 하나님이 하시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심방은 긍휼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코로나 이후 심방의 중요성과 변화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이규현 목사는 “코로나 이후 심방 무용론이 대두됐지만 오히려 심방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면서 “단순 방문이 아닌 긍휼의 마음으로 가정의 고통에 다가가고 진정한 카운셀링을 제공해야 하며 성도들의 아픔의 이야기가 설교와 연결될 때 진정한 목양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설교 준비의 자세와 교육자 회의에 대한 질문에는 “설교는 잘하는 것보다 정성껏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며 시간 투자와 고독의 시간을 통해 깊이 있는 묵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교육자 회의는 격주로 진행하며 목회철학을 나누고 기본적인 스텐스를 유지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부교육자에게 자율성을 주되 채용 시 신중을 기하고 원론적인 부분을 강조한다”고도 했다. 목회자의 행복과 교회에 대한 질문에는 “목회자는 행복해야 하며 행복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 예수 믿는 것이 행복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 돼 교회는 목회자의 행복을 통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신원(54) 신월동교회 목사는 “강의를 통해 많은 은혜를 받았다. 실제 목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컨설팅이 이론뿐인 다른 기관과 차별화됨을 느꼈다. 교회가 이웃사랑, 돌봄, 설교 외에 영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데 소홀했음을 깨닫고 성령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됐다. 금요철야, 오후예배, 주일 오전 기도시간 확대를 통해 영적 체험을 강화하고 목회 질을 향상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워크숍 셋째 날은 순복음금정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드렸다. 예성 교단 소속 목회자들은 설교에 앞서 특송을 불러 참석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김형근 순복음금정교회 목사가 ‘말씀이 능력이 되어’란 주제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예수님이 말 못 하는 사람을 고치셨던 것은 귀신이 사람에게 들어와 말을 못 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적 전쟁은 사람과의 싸움이 아닌 악의 영들과의 싸움임을 강조했다. 이어 “귀신을 쫓아낸 후에는 하나님의 영으로 자신을 채워야 한다. 엘리야 시대처럼 둘 사이에서 머뭇거릴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축복은 물질이나 명예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것이며 말씀을 듣고 순종할 때 하늘의 역사가 나타나며 삶의 방향이 조절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해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선포했다.

예성 교단 목회자들이 지난 10일 순복음금정교회를 탐방하고 수요예배 시간에 특송을 부르고 있다. 성도들은 목회자들의 찬양에 박수와 함께 “아멘”으로 화답했다.

이어진 순서는 예성 목회자들의 교회 탐방이었다. 첫 교회는 부산 포도원교회(김문훈 목사)였다. 김문훈 목사는 직접 교회를 곳곳을 다니며 소개했다. 교회가 성장한 과정도 설명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해외 선교 및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게 됐고 주변 땅을 매입해 교육관, 카페, 선교관 등을 건축하고 확장했다”고 했다. 실제로 포도원교회는 새벽기도와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동시에 여러 장소에서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80여개 교회와 학교, 신학대학, 사범대학 등을 세웠고 재정 지원을 통해 아프리카 선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평신도 자원을 활용해 교회 사역에 힘쓰고 긴축 재정을 통해 교회를 운영했던 노하우도 공유했다.

예성 교단 목회자들은 지난 10일 부산 포도원교회를 탐방했다. 김문훈 목사는 직접 교회를 소개하며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김 목사는 목회자들의 질문에 특유의 유머와 함께 답변하고 있다.

목회자 일행은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로 자리를 옮겨 교회 및 사역 소개를 청취했다. 임시영(53) 신수동교회 목사는 “세 군데 교회를 방문해 세 분의 리더십 스타일과 현실화 방식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각 목사님의 개성이 드러나는 리더십을 보며 교육자 및 성도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내년 목양 준비 모임에서 양육과 영적 능력 강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성 교단 목회자들이 지난 10일 부산 호산나교회를 탐방했다. 서동의(앞줄 맨 오른쪽) 호산나교회 총괄목사와 함께 강대상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워크숍의 마지막 날에는 부산 탐방과 역사 배우기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부산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한국교회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미래 목회의 비전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이 시간을 통해 목회자들은 지역 사회와의 연대와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고 교회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대해 토론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