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병소 작가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서라벌예대(중앙대 전신) 서양화과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1970년대 후반 고향 대구에서 이강소, 김구림 등과 대구현대미술제를 여는 등 대구 현대미술운동의 구심점으로 활동했다. 이후 세탁소 옷걸이, 의자 등 일상에서 재료를 가져온 설치 작업과 행위 예술로 한국 전위 미술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신문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연필과 볼펜으로 새까맣게 칠하는 ‘신문 지우기’ 연작으로 유명하다.
작가는 생전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는 유신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나를 지우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2023년에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한국 실험미술 1960~1970'전에도 초청받아 순회전을 통해 작품 세계를 조명받았다.
빈소는 대구 영남대학교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류향하 씨를 비롯해 1남 2녀가 있다. 발인은 13일 오전 9시 30분.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