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고립자에 구명조끼 벗어준 해경…실종 끝에 숨져

입력 2025-09-11 14:48 수정 2025-09-11 14:51
갯벌 고립자를 구조하다 숨진 이재석 경장.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구조하던 갯벌 고립자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준 뒤 실종된 30대 해양경찰관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11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1분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꽃섬으로부터 0.8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34) 경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경장은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119구급대에 인계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 경장은 이날 오전 3시30분쯤 꽃섬 인근에서 중국 국적의 70대 A씨가 갯벌에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투입됐다가 구조 작업을 펼치던 중 실종됐다.

해경은 이 경장이 발 부위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A씨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외근부력조끼를 벗어줬고 이후 밀물이 차오르면서 실종됐던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 경장은 앞서 지난 2021년 7월 9일 임용돼 인천해경 소속 300t급 경비함정을 거쳐 현재까지 영흥파출소에서 근무했다. 평소 책임감이 강하고 근면 성실해 해양경찰교육원 교육생 시절 해양경찰교육원장 표창을 받았다. 이후 안전 관리 분야 등에서 업무 유공을 인정받아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 및 인천해양경찰서장 표창을 수여받았다.

한 해양경찰관은 “이 경장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모두 침통해 하고 있다”며 “항상 솔선수범하고 성실했던 동료가 이런 안타까운 일을 당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이날 오전 4시20분쯤 해경 헬기에 의해 구조된 뒤 저체온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