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 구금 국민 316명 12일 전세기로 돌아온다 …“재입국 등 불이익 없다”

입력 2025-09-11 12:05
조현(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주미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미국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16명이 11일(현지시간) 전세기로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한국 노동자들을 체포·구금된 지 7일 만이다. 정부는 이번 귀국이 추방이 아닌 ‘자진 귀국’으로 미국 측으로부터 재입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억류 상태인 우리 국민이 내일(11일)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일체 수갑을 채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한번 (미국 측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분들이 다시 미국에 와서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것도 확약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에서 20여 분간 만났다. 오후에도 앤디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겸 부통령 안보보좌관을 만나 루비오 장관과의 합의 내용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한국 국민의 상처와 충격을 전달하며 미국 재입국 등에서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루비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구금된 한국인들이 11일 정오(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 애틀랜타 공항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에 구금된 한국 국민이 총 317명(남성 307명, 여성 10명)으로 이 중 1명만이 자진 출국을 선택하지 않고 잔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가족이 영주권자여서 미국에 남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민 외에도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 일본 3명, 인도네시아 1명)도 함께 한국행 전세기에 오른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 당국의 엄격한 호송 규정에도 신체적 속박 없이 구금 시설에서 공항으로 호송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애틀랜타 공항까지 이동하는 버스도 ICE의 호송 버스가 아니라 한국 측 요구대로 기업이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에 맞춰 경직된 미국의 비자 문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투자에 맞춰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들고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방문하고 작업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 간의 워킹그룹을 만들어서 신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별도의 사과나 유감 표시는 하지 않았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