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6곳 “하반기 신규채용 없거나 미정”

입력 2025-09-11 06:46 수정 2025-09-11 10:44
10일 오후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PKNU 드림 잡 페어'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기업인사 담당자들과 채용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대기업 채용시장이 지난해보다 어둡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1곳 중 62.8%는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57.5%)보다 5.3% 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미정’은 2.0% 포인트 하락한 38.0%, ‘없음’은 7.3% 포인트 상승한 24.8%였다.

채용 계획을 밝힌 기업 중에서 지난해보다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37.8%, 늘리겠다는 기업은 24.4%였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업은 37.8%였다. 채용 축소 기업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20.2% 포인트 늘었고, 확대 기업은 6.8% 포인트 늘었다.

한경협은 “올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기업 비중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고,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 중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채용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토목(83.3%), 식료품(70.0%), 철강·금속(69.2%), 석유화학·제품(68.7%) 순으로 채용계획이 미정이거나 없는 비중이 컸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6.2%)이 가장 많이 꼽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 비용 부담 증대’(12.5%),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9.4%)이 뒤이었다.

신규채용 애로사항으로는 ‘요구수준에 부합하는 인재 찾기 어려움’(29.4%) ‘채용 후 조기 퇴사자 발생’(24.0%) ‘채용 과정에서 이탈자 발생’(19.3%) ‘허수 지원자가 많음’(14.7%) 순으로 나타났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35.9%) 전문·기술직(22.3%) 생산·현장직(15.9%) 순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전통 주력 산업은 활력을 잃고 신산업 분야 기업들도 고용을 확대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법·상법 개정으로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는 각종 규제 완화와 투자 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의 고용 여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