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서 한국 측이 원하는 대로 가능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속히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외교부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과 루비오 장관의 면담 결과를 이같이 전하며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동 사안(구금 사태)에 대한 한국민의 민감성을 이해하며 특히 미 경제·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국의 투자와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빠른 후속 조치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 제안도 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현장에서 미국 측과 행정적 실무협의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여 국민이 가장 빠른 시일 내 구금에서 해제되고 귀국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금된 한국인들이 전세기가 대기 중인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수갑 등을 차지 않도록 해달라는 한국 정부 요구가 수용될지 주목된다. 구금된 한국인을 태운 전세기는 이날 오후 애틀랜타에서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출국 시점이 미뤄졌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회담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미국에 온 한국 근로자들이 연행되는 과정이 공개돼 한국 국민 모두 큰 상처와 충격을 받은 데 대해 깊은 우려를 전달했다. 특히 한국 근로자들이 범죄자가 아닌 만큼 수갑 등 신체적 속박 없이 신속하게 미국을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미국 재방문에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미 행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조 장관은 또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한 한·미 외교·국무부 워킹그룹의 신설을 제의했다.
조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안부를 전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형성된 깊은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루비오 장관은 사의를 표하면서 이 대통령의 안부를 트럼프 대통령께 보고하겠다고 했다.
두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고위급 외교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조 장관은 지난 8월 정상회담의 성과 문서를 빠른 시일 내 발표하고 관련 후속 조치들이 적극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루비오 장관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했다.
두 장관은 또 최근 중국 전승절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결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조 장관은 이 대통령이 언급한 페이스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협력을 모색해나가자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대북 대화에 열려있다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무부도 이날 회담에 대해 별도 보도자료를 냈지만 한국인 구금 사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이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하며 이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다. 국무부는 타미 피곳 수석 부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억지력 강화, 공정한 방위비 분담 확대, 조선 및 기타 전략 분야에 대한 한국의 투자를 통한 미국 제조업 활성화,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 파트너십 증진 등 미래 지향적 의제를 통해 한미 동맹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초래하는 불안정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