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시는 여성일수록 연부조직 육종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부조직 육종은 근육, 지방, 혈관 등 골격을 제외한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팔, 다리, 복부 내 등 인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양성 종양(지방종 등)과 달리 암이므로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형외과 주민욱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남녀 393만7745명을 2020년 12월까지 추적 관찰해 음주와 연부조직 육종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평균 및 1회 음주량 등을 기준으로 음주와 연부조직 육종 발생률과의 관계를 들여다봤다.
그 결과, 하루 평균 4잔 미만(에탄올 30g 미만) 및 4잔 이상(에탄올 30g 이상)으로 술을 마시는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연부조직 육종 발생률이 각각 1.51배, 2.48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회 음주량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 번에 3~4잔의 술을 마시는 여성은 연부조직 육종 발생이 1.35배, 5~7잔을 마시는 경우 1.73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 번에 14잔 이상 폭음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발생률이 3.7배 높아져, 1회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연부조직 육종 발생이 증가했다.
남성에서는 음주와 연부조직 육종 발생 간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해부생리학적 특성으로 인한 대사적 차이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았다.
아울러 국내에서 특히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절주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다만, 음주와 육종 발생의 관련성은 여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음주의 해로운 영향에 취약한 모든 인구 집단이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교수는 10일 “음주가 여러 질병의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연부조직 육종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한 근거는 부족했다”며 “음주의 위해에 대한 인식 제고와 이에 대한 정책적 개입 및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던졌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정형외과학 및 관련 연구(Clinical Orthopaedics and Related Research)’ 최신호에 특집 논문으로 선정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