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 협상 파업 수위를 높이기 위해 크레인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10일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백호선 노조지부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울산 조선소 내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백 지부장은 “고공 농성으로 최고 경영자의 결단을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3사 노조는 올해 두 번째 공동 파업을 벌였다. HD현대 계열 조선3사 노조가 간부 외 일반 조합원까지 포함해 합동 파업을 벌이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노조는 지난 3~5일 2~4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9일부터는 7시간 부분파업에 나서며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크레인 아래에선 조합원들과 사측 경비요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조합원 1명이 경비요원에게 얼굴을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사는 5월 20일 상견례 이후 20여 차례 교섭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7월에는 기본급 13만 3000원 인상과 격려금 520만 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기도 했으나,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최근에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에 따른 직무 전환 배치 문제, 싱가포르 법인 설립 이후 예상되는 이익 배분 문제 등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HD현대중 노조는 오는 12일까지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같은 날 HD현대 계열사 노조은 경기도 성남 소재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찾아가 본사 상경 투쟁 및 총파업 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HD현대중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1차 안보다 진일보한 2차 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공정한 성과 분배를 위해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