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가 가뭄 해소를 위해 평창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를 한시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도암댐 비상급수는 관로 설치 등 준비과정을 거쳐 빠르면 20일쯤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정상 가동될 경우 하루 1만t씩 용수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댐 도수관로에 임시 방류배관을 연결해 물을 강릉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인근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비상 방류가 이뤄진다. 시는 이번 결정에 앞서 시의회, 시민사회단체협의회, 읍·면·동 이통장협의회, 주민자치협의회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현재 시는 비상 방류수를 홍제정수장으로 공급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도 비상급수 지원을 위한 시설 설치에 나설 방침이다.
환경부가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 수질을 분석한 결과 정수처리를 통해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만족하는 데 문제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방류는 도수관로 내에 있는 15만t에 더해 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가뭄이 해소 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0일 현재 12.1%에 불과하다. 황남규 시 환경과장은 “수질검사에서 문제가 없으면 가뭄 해소될 때까지 계속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른 시일 내 학계, 시민단체 등과 함께 수질검증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비상 방류수 수질, 방류체계의 안정성 등을 엄격하게 관리해 시민들이 양호한 생활용수를 공급받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비상급수 과정에서 자체 수질검사를 한다. 환경부와 수질 교차검증 결과 생활용수 원수로서 부적합할 경우 비상방류를 중단한다.
강원도는 지난 7일 도청 제2청사에서 강릉 수자원 확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도암댐 도수관로를 활용한 용수 활용 여부를 논의했다. 그동안 발전방류를 반대해 온 정선‧영월군도 비상방류에 찬성 입장을 내놨다.
도암댐은 1990년 평창 대관령면에 건설된 발전용 댐으로 저수량은 3000만t에 달한다. 하지만 댐 상류에서 유입된 가축 분뇨, 유기질비료, 토사 등 퇴적물로 수질이 급속히 악화했다.
댐 방류수가 정선, 영월, 강릉 하천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켜 2001년부터 발전 방류가 중지된 상태다. 당시 도암댐 수질은 4급수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도암댐 물에서는 발암물질이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이옥신까지 검출됐다.
그러나 2006년 가축분뇨법 제정으로 축산분뇨 오염 관리가 본격화됐고 2007년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에 따라 도암댐 상류에서 오염원 저감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수질이 많이 개선됐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