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가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 선포 12일째를 맞았습니다. 연일 전국의 소방서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강릉에 물을 보내고 있죠.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무료 점심을 제공하겠다며 나선 사장님이 있습니다.
강릉시 홍제동에서 ‘강릉고깃집 금돈’을 운영하는 A씨의 이야기입니다. A씨는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매일 애쓰시는 소방관님들, 물공급팀, 점심은 금돈에서 무료로 식사하세요”라며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은 가뭄으로 고통 받는 강릉 시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돼 지역 맘카페에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A씨는 국민일보에 “멀리서부터 도움주시는 분들께 보답하고 싶었다”며 무료 점심식사 제공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A씨는 “매일매일 소방차가 수십대씩 지나가 도움을 드릴 게 없을까 생각했다”며 강릉소방서 소방행정과에 전화를 걸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소방차, 급수차 등은 대형차량이라 일반 주차장 진입이 어려워 물 공급을 위해 강릉을 찾은 소방관과 봉사자들이 홍제정수장 인근에서만 식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마침 A씨 식당의 주차장은 대형 차량이 여러 대 진입할 만큼 널찍했습니다. 이에 A씨는 무료 점심식사 제공 글을 올리며 “소방차가 많이 들어올 만큼 주차장이 넓다”며 주차장 사진도 함께 공유했습니다.
아직 A씨의 선행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일까요. 무료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은 소방관과 자원봉사자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A씨는 “자원봉사자분들이 더 많이 아시고 가뭄 해결 때까지 많이 와주시면 좋겠다”며 “자영업자분들도 재난지역 선포 이후 쉽지 않은 상황인데 다들 힘내서 같이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