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가 국내 최초로 타부두 환적(ITT·Inter Terminal Transportation) 자동운송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BPA는 9일 “이번 성과로 부산항의 환적 화물 운송 효율을 높이고 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항은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2위 환적 허브로, 연간 전체 물동량 2440만TEU 중 55%인 1350만TEU가 환적 화물이다. 환적화물은 화물이 한 항구에 도착한 뒤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실려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화물을 뜻한다.
특히 타부두 환적은 동일 항만 내에서 서로 다른 부두 간에 이뤄지는 환적을 일컫는다. 예컨대 부산항에 들어온 컨테이너 화물이 도착 선석이 아닌 다른 부두에서 출항하는 선박으로 옮겨 실리는 경우다. 항만 내부 이동만으로 처리되지만 부두 간 거리가 길어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발생해 부산항 경쟁력 저해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에 개발된 ITT 자동운송시스템은 해양수산부 연구개발 과제로 추진됐다. 친환경 궤도형 이송 장비와 AI 기반 운영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되며, 배터리 기반 무인 자율주행 셔틀이 핵심이다. 이 장비는 2대 1세트로 20피트 이상 컨테이너를 시속 20㎞로 운송할 수 있다. 운영관리 시스템에는 실시간 위치 확인, 최적 오더 알고리즘, 장비 상태 모니터링 등 첨단 기능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환적 화물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옮길 수 있어 물류비 절감과 안전성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
BPA는 내년부터 단계적 현장 실증을 거쳐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상용화가 이뤄지면 물류 효율 향상은 물론 온실가스 저감, 항만 안전사고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상근 사장은 “이번 ITT 자동운송시스템 개발은 부산항 환적 화물 운송 체계의 새로운 전환점”이라며 “부산항이 세계적 환적항만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