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문장 조현우(울산)가 이달 미국 원정 평가전 연승을 이끌 키 플레이어로 떠 올랐다. 내년 북중미월드컵 준비에 돌입한 홍명보호는 손흥민(LAFC)의 최전방 배치, 스리백 수비 가동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 중이다. 조현우가 또 한 번의 선방 쇼로 골문을 닫아준다면 예기치 못한 실점을 막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13위)와 9월 두 번째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7일 미국(15위)에 2대 0으로 승리했지만 멕시코는 한 수 위 전력을 갖춘 상대로 여겨진다. 한국은 멕시코와 역대 전적에서도 4승 2무 8패로 열세다.
멕시코는 월드컵 본선에만 18번 출전한 강호다. 미국보다 조직력이 좋고, 전방 압박과 몸싸움에 능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기와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 다수 배치된 공격진도 경계 대상이다. 한국은 2014년 평가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020년 평가전까지 최근 세 차례 멕시코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주전 골키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조현우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미국전에서 5차례 선방을 펼친 조현우는 감각적인 반사 신경을 바탕으로 4개의 페널티 박스 안 슈팅을 막아냈다. 대표팀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후반 추가시간 폴라린 발로건의 문전 슈팅을 연속으로 저지하기도 했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은 눈부신 선방 쇼를 펼친 조현우와 1골 1도움을 올린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 8.3점을 부여했다.
홍명보호는 멕시코전에서 중원 공백도 메워야 한다. 2선에서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보여줬던 베테랑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오른쪽 햄스트링 미세 파열로 9일 대표팀에서 조기 소집 해제됐다. 미국전과 달리 강한 압박으로 멕시코의 공격 전환을 늦추지 못한다면 뜻하지 않은 실점 위기와 마주할 수 있다. 골키퍼 조현우가 수비 조율 능력도 발휘해야 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주전 골키퍼였던 조현우는 ‘카잔의 기적’이라 불리는 독일전을 비롯한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방 릴레이를 펼치며 스타덤에 올랐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선 김승규(도쿄)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지만 다시 기회를 잡았다. 조현우는 북중미월드컵 예선 10경기 중 9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11회 연속 본선행에 힘을 보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