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반 극심한 부진을 이겨낸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갈수록 뜨거운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20일 만에 대포까지 가동하며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0호 홈런을 신고했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은 2021년 MLB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4번 타자 역할을 맡았다.
이정후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025 MLB 경기에 7번 중견수로 나와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 활약으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267에서 0.271(510타수 138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뒤진 2회 첫 타석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추격의 발판을 놨다. 지난달 2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15경기 만에 나온 시즌 8호 홈런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2홈런을 더해 리그 통산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한국인 빅리거로는 추신수(218개), 최지만(67개), 김하성(50개), 강정호(46개), 최희섭(40개), 이대호(14개), 박병호(12개)에 이은 8번째 기록이다. 4회 우전 안타로 멀티 히트를 달성한 그는 6회 기습번트로 출루해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정후는 지난 6월 월간 타율 0.143으로 부진하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7월(0.278)과 8월(0.300)에 조금씩 타율을 올리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타율 0.522(23타수 12안타)로 상승세를 잇고 있다. 미 CBS스포츠는 “이정후가 9월에도 계속해서 뜨거운 방망이를 유지하고 있다. 6경기에서 4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MLB 첫 포스트시즌 출전의 끈도 놓지 않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애리조나를 11대 5로 제압하고 시즌 73승(71패)째를 거뒀다. 샌프란시스코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에 있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 뉴욕 메츠(76승 68패)를 3경기 차로 추격했다.
김하성은 같은 날 시카고 컵스전에 4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1회 첫 타석에서 일본인 선발투수 이마나가 쇼타의 스플리터를 받아쳐 안타로 연결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상대 불펜 에런 시베일로부터 몸에 맞는 공을 얻어 두 번째 출루에 성공했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31(104타수 24안타)이 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