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진 디자이너, 뉴욕 패션업계서 두각 나타내

입력 2025-09-09 16:11

한국의 젊은 인재들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패션 분야에서도 글로벌 하우스와 런웨이에서 활약하는 한국 디자이너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사바나 예술대학교(SCAD) 출신 디자이너 김호진(사진)이 뉴욕을 무대로 창의성과 기술력을 겸비한 전문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창의적 개발부터 기술적 실행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으며 럭셔리 패션 분야에서 빠르게 주목받는 사례로 꼽힌다.

-SCAD 이후 뉴욕에서 전문 디자이너로 성장한 경로는.

“SCAD에서 실험적 프로젝트와 테크닉 훈련을 병행하며 창의적 개발부터 기술적 실행까지 전 과정을 수련했다. 뉴욕 현장에서 요구되는 속도와 완성도를 체득하며 다재다능한 문제 해결형 디자이너로 성장했고, 이것이 현재 커리어의 기반이 됐다.”

-커리어 초입 지모(ZIMO)와 비부 모하파트라(Bibhu Mohapatra)에서 얻은 핵심 역량은.

“뉴욕 신진 브랜드 지모(ZIMO)에서 경력을 시작한 뒤 꾸뛰르급 노하우를 보유한 비부 모하파트라(Bibhu Mohapatra)에서 패턴메이킹과 샘플 제작을 집중적으로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의복 제작 공정, 장인정신, 하이엔드 제작 프로세스를 실전으로 내재화했고, 이후 컬렉션 개발에서 안정적인 테크닉과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토대가 마련됐다.”

-몬세(Monse) 합류 후 어떤 시즌과 룩에 기여했나.

“뉴욕 기반 브랜드 몬세(Monse) 디자인팀에 합류해 2025년 가을, 2026년 리조트, 2026년 봄 컬렉션에 참여했다. 특히 2025년 가을 컬렉션에서는 약 15벌의 런웨이 룩 개발에 직접 관여했으며, 창의적 드레이핑과 샘플 제작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어진 리조트와 스프링 시즌에서도 시그니처 디테일과 주요 룩 개발에 지속적으로 기여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2026 리조트에서 선보인 ‘버니 이어 타이업(bunny-ear tie-up)’ 디테일의 탄생 배경은.

“이 모티프는 몬세 2026 리조트 컬렉션의 시그니처 디자인 중 하나로 발전했으며 보그 런웨이(Vogue Runway)에 공개됐다. 몬세 10주년 기념 스프링 2026 컬렉션에서도 중요한 디자인 코드로 이어졌으며 오는 9월 뉴욕 패션위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완성하기까지 수행한 역할은.

“드레이핑, 피팅, 공장과의 커뮤니케이션, 샘플 수정 등 제품 개발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실무 중심 접근과 기술적 숙련도를 바탕으로 팀 내 핵심 기여자로 자리매김했으며, 몬세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와 상업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글로벌 셀럽 착용 사례가 화제가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룩이었나.

“2025년 가을 컬렉션의 드레이핑 실크 드레스(룩 11)는 NBC SNL 50주년 스페셜에서 제나 오르테가(Jenna Ortega)가 착용했다. 같은 시즌의 타이업 드레스(룩 30, 31)는 아자 나오미 킹(Aja Naomi King)이 Fashion Trust U.S. Awards에서 선보였고, 룩 32는 조이 살다나(Zoe Saldana)가 Premios Soberano Awards에서 착용했다.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은 2025년 아카데미 오브 컨트리 뮤직 어워즈에서 몬세의 가죽 탱크톱(룩 33)을 선택했다.”

-현재 활동 무대와 향후 참여 예정 컬렉션은.

“2025년 9월 크리스천 시리아노 패턴 메이커로 공식 합류할 예정이다. 크리스천 시리아노의 2026년 가을 컬렉션부터 본격적으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2026년 가을 컬렉션부터 2026년 멧갈라, 2027년 리조트, 봄, 가을 컬렉션등 앞으로 다가올 많은 프로젝트들을 크리스천 시리아노에서 패턴메이커로서 함께할 예정이다.”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세계 유수 패션 하우스에서 경험을 확장하며, 미적 감각과 실용적 전문성을 갖춘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이다. 뉴욕을 중심으로 럭셔리 패션의 미래에 기여하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 언어와 고도화된 제작 기술을 접목한 컬렉션으로 업계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남기는 것을 지향한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