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 국내 체류 유학생 대상 의료나눔

입력 2025-09-09 14:51
3일 부천세종병원 5층 1회의실에서 열린 감사패 전달식에서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왼쪽에서 3번째), 이명묵 부천세종병원장(4번째), 육동인 경인여자대학교 총장(6번째) 등 세종병원·경인여대 관계자들이 의료나눔을 통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은 A씨(가운데)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부천세종병원 제공

부천세종병원은 국내 체류 중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의료나눔을 통해 성공적으로 심장 수술을 시행했다고 9일 밝혔다.

부천세종병원은 경인여자대학교 호텔관광학과에 교환학생으로 재학 중인 미얀마 국적 A씨(28·여)를 대상으로 심방중격결손폐쇄술을 시행했다. A씨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최근 무사히 퇴원했다.

A씨는 지난해 경인여대에 입학했다. 학업을 이어가는 중 갑작스레 심한 호흡곤란 증세가 발현됐고, 이 상황을 접한 경인여대 간호학과 교수가 진료를 의뢰하면서 세종병원과 인연을 맺게 됐다.

심초음파, 흉부 X선 촬영 등 검사 결과에서 A씨는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의 벽(중격)에 구멍(결손)이 있는 심방중격결손(ASD)으로 진단됐다.

좌·우 심방 사이에 난 큰 구멍 탓에 좌심방의 피가 우심방으로 많이 흘러가 우심방, 우심실, 폐동맥이 많이 커진 상태였다. 상대적으로 좌심실로 가는 혈액이 줄면서 심박출량도 낮았다.

심방중격결손은 대표적인 선천성 심장병이다. A씨는 20대 후반임에도 이 같은 상황을 모르고 지냈다.

주치의 김성호 부천세종병원 부장(소아청소년과)은 “80대가 돼서 선천성 심장병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며 “A씨는 평상시(휴식기)에는 증상이 없었으나 운동시 호흡곤란 등 증세가 발현되면서 선천성 심장병 여부를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진단 후 바로 심방중격결손폐쇄술을 받았다.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A씨의 가슴을 절개하지 않고 허벅지 혈관을 통해 인공심폐기를 연결한 뒤 흉강경으로 심장으로 접근, 심방중격의 구멍을 메우는 최소침습 방식의 수술을 시행했다. 고난도 수술법이지만, A씨가 여성인 점을 고려해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집도는 최소침습수술 권위자인 김응래 부천세종병원 과장(심장혈관흉부외과)이 담당했다.

특히 부천세종병원은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은 A씨를 위해 한국심장재단과 협력, 수술비를 포함한 의료비 전액을 지원했다. 이 같은 의료나눔을 통해 혜택을 받은 환자는 부천세종병원 개원 이듬해(1983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1만3000여명, 해외 1700여명에 달한다.

A씨는 손편지를 통해 “세종병원과 한국심장재단 덕분에 무사히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살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경인여대는 부천세종병원의 나눔과 헌신을 기리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육동인 경인여대 총장은 지난 3일 부천세종병원을 직접 찾은 자리에서 “부천세종병원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이다. 해외의 많은 환자에게도 의료나눔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 학교 학생을 성공적으로 수술해줘서 감사하다. 부천세종병원의 선한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져 훗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묵 부천세종병원장은 “과거에는 의료기술이 좋지 못해서 혹은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 그저 몸이 약한 아이로만 취급당하며 병원에 가보지도 못한 채 병변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다”며 “선천성 심장병은 제때 치료하면 얼마든지 완치될 수 있다. 때를 놓치지 않고 잘 발견해준 경인여대 간호학과 교수님 덕분에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도 경인여대와 생명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인연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