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노조 자녀 특채는 불공정 대명사…자제해야”

입력 2025-09-09 14:10 수정 2025-09-09 18:10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조합원 자녀에게 우선 채용권을 부여하는 것은 불공정 대명사”라며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노동자 측의 과도한 주장도 자제돼야 한다”고 9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된 사태와 관련해 “국민 안전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극히 일부 사례라고 믿지만, 최근 노동조합원 자녀에게 우선 채용권을 부여하려고 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됐다는 보도를 봤다”며 “(이런 행동은) 불공정의 대명사 아닌가. 이래선 안 되겠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힘이 있다고 해서 현직 노조원 자녀를 특채하는 규정을 만든다면 다른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경제 전체 파이를 키우려면 공정한 경쟁이 전제돼야 한다. 이 공정한 경쟁은 기업뿐 아니라 노동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취업시장은 어느 분야보다도 투명한 경쟁이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기업과 노조, 노조와 기업은 양측 모두 국민경제 중요한 축”이라며 “임금 체불이나 소홀한 안전 관리 등이 없어야 하는 것처럼 이런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노동자 측의 과도한 주장도 자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해줄 것을 다시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등에 의해 300명 넘는 우리 국민이 구금된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놀라셨을 텐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뗀 후 “관계부처는 모든 분이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상황을 계속해서 세심하게 관리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실질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상호 신뢰와 동맹 정신에 따라 교섭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자 단속을 실시해 475명을 체포했다.

우리 정부는 구금된 인원 중 한국인은 3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중에는 LG엔솔 직원과 공장 건설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 소속 직원들이 포함됐는데, 대부분 전자여행허가(ESTA)나 회의 참석·계약 등을 위한 상용 비자(B1)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추방이 아닌 ‘자진 출국’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오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