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 이어 빈산소수괴 피해까지’ 엎친 데 덮친 경남 바다

입력 2025-09-09 13:11
이상근 경남 고성군수가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덩어리) 피해를 입은 자란만 한 패류 양식장을 찾아 점검하고 있다. 고성군 제공

경남 남해안 양식어가가 대규모 적조 피해를 입은 데 이어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덩어리)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9일 경남도와 고성군에 따르면 고성군 자란만·고성만 일대에 지난달 27일부터 빈산소수괴가 관측됐다. 빈산소수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3㎎ 이하인 물덩어리를 뜻한다. 수온이 높고 해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여름에 주로 발생해 양식어업에 피해를 입힌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기준 자란만에서 가리비·굴을 양식하는 51개 어장, 91개 어가(피해면적 130㏊)가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고성군은 가리비가 각 어가당 90% 이상, 굴은 어가당 60% 상당이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어업인들은 이번 폐사로 피해액이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는 상황이다.

군은 피해 어가에 폐사한 패류 처리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등 자연재난 복구비를 20억8000만 원으로 산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바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특성을 감안해 패류 양식줄을 바닥에서 더 먼 지점에 설치하도록 안내하는 등 어업인 상대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피해는 자란만에 집중돼 있지만 고성만에서도 일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조사반을 구성해 정확한 피해규모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자란만 양식장을 찾아 피해현황을 점검한 이상근 고성군수는 “조속히 복구지원금을 지급해 어업인들의 피해를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고성 일대 뿐만 아니다. 창원 진해만 덕동 일대에서도 지난주 2개 양식어가에서 홍합 폐사 신고가 접수돼 창원시가 빈산소수괴로 인한 피해일 가능성을 두고 10일 국립수산과학원과 현장확인을 할 예정이다.

앞서 발생한 적조 피해는 지난 8일 오후 기준 경남 양식장 72곳에서 넙치·숭어·감성돔·농어·참돔 등 양식어류 115만8264마리가 누적 폐사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피해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여느해보다 길어진 고수온 장기화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재난으로 경남도는 지금까지 피해 금액을 31억6400여만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해·하동군 일대 양식장을 중심으로 집중됐던 폐사 피해가 통영과 거제 지역 양식장까지 확산되는 등 현재 진해만을 제외한 경남 전 연안에 적조 주의보가 발령돼 있고 다른 연안 시군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경남도는 지금까지 황토 1만3714t, 인력 7900여명, 선박 3489척, 중장비 451대를 동원해 전방위적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