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내 돌반지 어딨어” 금값 3600달러 넘어 또 최고치

입력 2025-09-09 11:04 수정 2025-09-09 17:17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한 금은방에 전시된 골드바 모습. 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8일(현지시간) 한때 온스당 360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에 연준 독립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금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이 한때 온스당 3646.29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금 선물 근월물(12월분) 가격은 전날보다 0.7% 오른 온스당 3677.40달러였다.

국제 금값은 지난 1일 처음으로 3500달러를 돌파했는데, 일주일 만에 현물 기준으로도 3600달러선을 넘은 것이다.

피터 그랜트 제이너 메탈스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금값이 3700~3730달러까지 상승 모멘텀(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값이 고공행진 하는 이유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임박’과 ‘연준 독립성 침해 우려’를 들었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자신인 탓에 금리가 떨어지면 미 달러화 등 다른 자산보다 투자 매력이 올라간다.

ING의 글로벌 시장 리서치 대표 크리스 터너는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으로서 금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하는 등 ‘연준 흔들기’에 나서면서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증폭된 점도 금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FT는 또 미국 인플레이션과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부채에 관한 우려가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매력을 떨어뜨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수준으로 금을 매입하며 금 수요를 키워왔다. 지난해 이들 중앙은행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은 유로화를 앞지르며 2위에 올랐다.

FT에 따르면 금값은 최근 3개월 사이 9%, 올 들어선 무려 37%나 상승했다.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미국 이코노미스트 아타칸 바키스칸은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외국 투자자들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면서 일부 외국 투자 수요는 미 국채에서 금으로 계속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은 현물 가격 역시 이날 0.8% 상승한 온스당 41.29달러에 거래되며 2011년 9월 이후 최고가 기록을 썼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