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matcha) 열풍이 식음료 업계를 넘어서 뷰티·패션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말차맛·향 제품뿐만 아니라 카키색 의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9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7~8월 ‘말차’ 관련 검색량은 전년 대비 1035% 증가했다. 특히 핸드크림, 향수 등 일상용품에서 말차 키워드가 강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카키색’의 검색량도 36% 늘었다. 초록빛의 말차 이미지가 의류 트렌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말차는 찻잎을 곱게 갈아 가루 형태로 만든 일본식 차다. 찻잎을 우려내 먹는 녹차와 달리 찻잎 전체를 통째로 섭취하는 방식이다. 은은하고 깔끔하면서도 뒷맛이 산뜻한 게 특징이다.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는 “요즘엔 커피 대신 이걸 마시곤 합니다”라고 말차를 언급하며 트렌드를 이끌었다. 유명 팝스타 두아 리파, 모델 벨라 하디드 등 해외 연예인들도 말차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세계적 말차 유행을 인증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도 말차를 마시는 모습을 과시하는 ‘그린 드링크 챌린지’가 확산 중이다.
국내 식음료 업계 또한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해 아이스크림, 스낵, 디저트, 막걸리 등을 출시했다. GS25는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에서 준우승한 셰프 이균과 함께 협업해 ‘이균말차막걸리’를 선보였다. 9000병 한정 사전 예약으로 출시된 해당 제품은 당일 조기 완판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3개월간 10여종의 말차 관련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에 지난달 CU의 말차 상품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9.8%나 급증했다.
스타벅스는 제주산 말차를 활용한 라떼, 프라푸치노 등 7종의 음료를 판매 중이다. 투썸플레이스 또한 스테디셀러 디저트 ‘아이스박스’의 말차 버전을 내놓았다. 폴바셋은 제주 말차 아포가토 등 관련 상품 7종을 선보이며 말차 전쟁에 참전했다.
세계적 말차 유행에 글로벌 말차 시장 성장세 또한 가파르다. 글로벌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말차 시장은 지난해 38억4000만 달러(약 5조3199억원)에서 올해 42억4000달러(약 5조8757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9년에는 64억8000만 달러(약 8조9799억원)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