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의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라이벌 구도를 그리고 있는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를 꺾고 3년 만에 다시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6승 고지를 밟은 알카라스는 신네르를 밀어내고 2년여 만에 세계랭킹 1위 자리에 복귀했다.
알카라스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25 US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신네르를 3대 1(6-2 3-6 6-1 6-4)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고비마다 강력한 서브에이스와 포핸드를 앞세워 신네르의 추격을 따돌렸다. 알카라스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이뤘던 2022년 대회에 이어 두 번째 US오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신네르와의 통산 전적은 10승 5패, 메이저대회 전적은 4승 2패로 앞서있다.
2003년생인 알카라스는 2001년생 라이벌 신네르와 최근 메이저 대회 우승을 양분하며 강력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알카라스는 윔블던(2023·2024년)과 프랑스오픈(2024·2025년)에서도 두 차례씩 우승해 총 6번의 메이저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신네르는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 우승자다.
알카라스는 이번 우승으로 2023년 8월을 끝으로 물러났던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다. 신네르는 지난해 6월부터 지켰던 1위에서 물러나게 됐다. 알카라스는 “올해 신네르가 이룬 업적은 믿을 수 없다. 신네르와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났다”며 “신네르와 함께 코트를 누비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카라스의 다음 목표는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알카라스는 내년 1월 열리는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서면 대업을 이루게 된다. 신네르도 프랑스오픈 우승만 추가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이날 결승전은 예정된 시간보다 48분 늦게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람에 나서면서 경기장 주변 보안검색 강화로 일반 관람객의 입장이 지연된 탓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중의 야유와 환호를 동시에 받았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