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고수온에 강한 어종으로 돌파구 찾는다

입력 2025-09-08 15:51 수정 2025-09-08 16:04
지난달 25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상점에 광어, 우럭 등 활어가 전시되어 있다.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 피해가 발생하면서 대표적인 양식 어종인 광어와 우럭의 생산량이 줄고 가격이 뛰고 있다. 기사와 직접 상관없음. 연합뉴스

매년 여름철마다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 제주도가 고수온에 강한 신어종 양식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주해역 서식 어종인 긴꼬리벵에돔과 말쥐치의 양식 실증연구를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긴꼬리벵에돔은 벵에돔과 유사한 아열대 어종이다. 최적 서식 수온이 24도 전후여서 고수온 적응성이 뛰어나다. 도내에서 고급 횟감으로 각광받고 있어 경제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말쥐치는 조림·회 등으로 인기있는 어종이다. 현재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어 양식을 통한 안정적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원은 자연산 어미를 확보해 올해 종자 생산에 성공했다. 9월부터 도내 양식장 4곳에 어종별 2곳씩을 보급해 양식 실증을 시작했다.

제주도는 국내 광어 양식의 중심지로, 전체 양식 어종 가운데 광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광어는 온대성 어종으로 수온이 26도를 넘으면 활동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28도 이상에서는 폐사 위험이 높아진다.

2024년 제주지역은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고수온이 지속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로 인해 도내 육상 양식장 78곳에서 221만5000마리, 53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지역의 고수온 발생일수(주의보~해제)는 2020년 22일에서 2021년 35일, 2022년 62일, 2023년 55일, 2024년 71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도내 육상 양식장들은 바닷물을 직접 끌어다 사용한 뒤 다시 배출하는 유수식 방식을 쓰면서 여름철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동부지역 일부 양식장에서는 온도가 낮은 지하해수를 활용해 피해를 줄이고 있지만, 그외 지역은 지하해수 취수가 어렵거나 자연해수의 온도를 낮추는 냉각기 설치가 이뤄지지 않아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강봉조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장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광어양식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제주 양식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