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헬스장’을 이용하는 것이 영국 M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가디언은 MZ세대가 월세보다 비싼 회비를 내고 고급 헬스장을 찾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운동광인 오웬 윌리스(25)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런던 중심부 메이페어에 있는 헬스장으로 향한다. 그가 다니는 헬스장은 수영장과 사우나, 각종 필라테스 기구와 명상룸을 갖추고 있다. 마사지사도 상주한다. 윌리스는 18세 때부터 이곳에서 매주 약 22시간을 보냈는데, 최근 1년간 헬스장 연회비로 지출하는 금액이 3348파운드(약 630만원)에 달한다.
윌리스는 생활비도 헬스장 덕분에 아끼고 있다고 말한다. 헬스장은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급 바디워시·샴푸·린스도 구비하고 있다. 그는 “헬스장 직원이 내가 쥐가 들끓는 곳에 산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회원권을 취소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윌리스 외에도 런던의 청년들 사이에선 럭셔리 헬스장의 인기가 치솟고 있으며, 이들 헬스장의 연회비는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예컨대 아츠클럽 내 하이엔드 메디컬 리조트 ‘란저호프’의 연회비는 최소 6500파운드(약 1235만원)에 달한다. 벨그라비아의 ‘서렌’은 연회비 1만 파운드(약 1900만원)에 가입비 5000파운드(약 950만원)를 별도로 받는다.
헬스장의 인기는 MZ세대의 생활양식도 바꾸고 있다. 런던에 사는 니슈카 파레크(26)와 친구들은 술을 마시러 가기 전에도 함께 헬스장에서 PT 수업을 받는다. 그는 “좋은 헬스장에서 운동하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훨씬 좋아진다”고 말했다.
니이 아킨세예(28)는 럭셔리 헬스장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을 덜어준다고 전했다. 그는 “몸을 만드는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를 확인하는 일, 그리고 헬스장 회원권에서 얻는 안정감이 만족감을 준다”고 말했다.
체인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헬스장들은 시설 투자에 큰돈을 들이고 있다. 영국의 대형 헬스장 체인 데이비드 로이드 클럽(David Lloyd Club)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5억 파운드(약 9385억원)를 투자해 각 지점에 공유 오피스와 스파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헬스장을 일·휴식·여가가 모두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