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상생 정치 해야”…장동혁 “취임 100일, 불확실성 증가한 시기”

입력 2025-09-08 15:02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서로를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상생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며 “대통령은 특정 정당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는 지금, 불확실성과 불안이 커진 시기”라며 “대통령이 정치를 복원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준다면 야당도 적극 협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여야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장 대표는 “관세 협상 지연, 조지아주 사태, 북·중·러 위협으로 국민 불안이 높아졌다”며 “국내 경기 악화와 청년 실업, 자영업 폐업 증가까지 겹쳐 기업이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 수사와 여당의 입법 강행은 국민에게 불확실성을 더한다”며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제의요구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이 대통령이 “더 세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자 회의장에 웃음이 돌기도 했다.

장 대표는 정 대표를 향해 “당 대표가 되자마자 정 대표와 악수하기 위해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아직 100일도 안 됐지만 오늘 악수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대통령께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민생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의미가 크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 대표 역시 “조지아주 사태 당시 대통령의 총력 대응 지시로 국민들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민생과 개혁은 수레바퀴 두 개처럼 함께 굴러가야 한다”며 검찰·언론·사법개혁을 언급했다. 또 “외교·안보·국방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를 약속하며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에 반영하겠다”며 “공통 공약은 과감히 함께 추진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쉽지 않게 마련된 자리인 만큼 앞으로도 자주 만나 소통하자”고 당부했다. 장 대표는 “대통령이 야당의 목소리를 두 번, 세 번 들어주는 것이 협치”라며 “함께 사는 정치로 나아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오찬 메뉴로는 한우 살치살 양념구이와 민어 사슬적, 비빔밥과 배추 된장국 등이 마련됐다.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회동하는 것은 지난 6월 22일 김병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한 지 78일 만이다. 오찬이 끝난 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장 대표와 별도 단독 회동도 갖는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