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줄었는데…올해 수능 ‘N수생‘ 18만명, 22년 만에 최다

입력 2025-09-08 14:13 수정 2025-09-08 14:27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 3일 서울 금천구 금천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N수생’이 18만여명이나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이 원점으로 회귀했지만, 의대 정원 확대로 인해 2004학년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도 소폭 늘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실시된 2026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올해 수능에 지원한 수험생은 55만4174명으로 지난해(52만2670명)보다 3만1504명 늘었다. 고3 재학생은 37만1897명(67.1%)이었고, 졸업생은 15만9922명(28.9%)이었다.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2만2355명(4.0%)이었다.

지난해 34만777명과 비교해 재학생 규모는 3만1120명(6.0%) 증가했다. 2007년생이 대부분인 올해 고3 학생은 44만3546명으로, 지난해 40만6079명보다 3만7467명(9.2%) 많다.

N수생은 18만2277명으로 지난해 18만1893명에서 384명 늘었다. 22년 만에 최고치다. 통상 N수생 인원은 고교 졸업생과 검정고시 등 수험생을 합한 규모로 간주한다. 올해 졸업생은 전년 대비 1862명(1.2%) 감소했지만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2246명(11.2%) 증가하며 N수생이 늘었다.

특히 검정고시 등 수험생 규모는 지난해(2만109명)에 이어 올해도 2만명대를 유지하며 3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문과생’ 규모가 크게 늘었다. 문과생으로 간주되는 수학 선택 과목 ‘확률과 통계’ 응시자는 29만7726명으로 지난해(23만3111명)보다 6만4615명(27.7%) 증가했다. 수학 영역 지원자(52만1194명)의 57.1%에 달하는 규모다.

미적분 선택자는 20만7791명(39.9%), 기하 선택자는 1만5677명(3.0%)이었다.

국어 영역에서 상위권이 많이 선택하는 ‘언어와 매체’를 응시하려는 수험생은 17만3017명(31.6%)으로, 지난해(18만6885명)보다 1만3868명 줄었다. 나머지(37만5359명)는 ‘화법과 작문’을 선택했다.

심화된 ‘사탐런’ 현상은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 충족 여부 등에 영향을 미치며 입시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탐만 응시하는 수험생은 32만4405명(61.0%)이었고, 과학탐구 과목(과탐)만 응시하는 경우는 12만692명(22.7%)이었다. 사탐과 과탐을 혼합해서 응시하는 수험생은 8만6854명(16.3%)이었다.

사탐만 응시하는 인원은 지난해(26만1508명)보다 6만2897명 늘고, 과탐을 단독으로 치르는 수험생은 전년(19만1034명) 대비 7만342명 줄었다.

전문가들은 사탐 응시가 대폭 늘고 과탐 응시는 비슷한 규모로 줄면서 인문·자연계열 학생 모두에게 수능 최저 충족 등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 선택 학생들은 수능 최저 고득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어 내신 변수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시 원서 접수 6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학생도 속출할 수 있고, 순수하게 이과이면서 과학을 좋아했던 학생들은 수능 최저를 못 맞출 가능성이 높아지며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