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에 이르면 내달 초쯤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입점할 예정인 가운데 지역 약사회 등이 오남용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다양한 품목의 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며 환영하고 있다.
8일 광주광역시약사회 등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 수완동 일대에 760㎡(230평) 규모 창고형 약국이 내달 초 입점을 목표로 현재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약국은 공사를 마치는 대로 광산구보건소에 약국 개설 신고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에 창고형 약국이 들어서면 지난 6월 경기도 성남시에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메가팩토리’에 이어 전국 두번째다.
창고형 약국 입점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약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최근 광산구보건소에 창고형 약국 개설 반대 민원을 제기한 광주약사회는 의약품 오남용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동균 광주약사회장은 “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상담 과정 없이 약을 대량 구매한다는 것은 기존의 약국 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 규제 없이 계속 방치되면 의약품 오남용 등 약물 관련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형 창고형 약국이 들어서면 지역 약국들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면서 “창고형 약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약국을 관리·규제할 수 있는 법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역민들은 창고형 약국 입점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다양한 의약품을 직접 비교해가며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수완지구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이미 온라인을 통해 영양제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약사의 설명을 직접 듣고 저렴하게 약을 구매할 수 있다면 더 편하고 좋은 것 아니냐”며 “약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고 하니 문을 열면 방문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50대 B씨도 “창고형 약국이 다른 지역에서 이미 문을 열었지만, 큰 부작용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약을 대량 구매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광산구보건소 관계자는 “약사회의 우려를 알고는 있지만 약국 개설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라 관련 개설 기준을 충족하면 보건소에선 등록을 해줄 수밖에 없다”며 “향후 창고형 약국이 영업을 시작하면 복약지도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도·점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