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침의 추방 냄새 사랑해”…‘지옥의 묵시록’ 합성 사진 게시

입력 2025-09-08 09:3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합성 이미지. 트루스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며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패러디 한 이미지를 SNS에 게시했다. 군 병력을 동원해 시카고시의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단속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치포칼립스 나우(Chipocalypse Now)’라는 제목의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 ‘치포칼립스’는 베트남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와 ‘시카고(Chicago)’를 합성한 단어로 보인다. 합성 이미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복 차림으로 선글라스와 미 기병대 모자를 쓴 채 시카고 도심을 배경으로 군용 헬기를 날아가는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과 함께 영화 속 명대사인 “나는 아침의 네이팜탄 냄새를 사랑한다”는 대사를 빗대 “나는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카고는 곧 왜 그것이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불리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적극적 이민자 단속을 예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방부의 명칭을 전쟁부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국방부는 홈페이지 등에 부서 명칭을 ‘전쟁부’로 변경했다.

이같은 게시물이 올라오자 JB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는 즉각 반발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X에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도시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실력자(strongman)가 아니라 겁에 질린 자”라며 “일리노이주는 독재자가 되려는 이에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존슨 시카고 시장도 “대통령의 위협은 우리나라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그러나 현실은 그가 우리 도시를 점령하고 헌법을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고 시카고를 보호함으로써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같은 파문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이 시카고와의 전쟁을 의미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카고와)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 도시를 정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