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과 관계 좋다…인력 불러 미국인 훈련시키는 것 검토”

입력 2025-09-08 08:26 수정 2025-09-08 13:5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약 300명이 미 이민당국의 단속에 적발돼 체포·구금된 사태와 관련해 이번 일로 한국과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결승전 관람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고서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돌아온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한·미 관계가 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이 나라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우리가 그들을 도와 일부 인력을 (미국에) 불러들여 우리 인력이 배터리 제조든 컴퓨터 제조든 선박 건조이든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이 전체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더는 갖고 있지 않은 산업이 많다. 우리는 인력을 교류해야 한다. 인력을 양성하는 방법은 해당 분야에 능숙한 사람을 불러들여 일정 기간 머물게 하고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문가를 불러들여 우리 국민을 훈련해서 그들(미국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유치를 해놓고도 막상 미국 내 취업 및 노동이 가능한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해결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이에 따라 미국에 투자하고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오랜 민원이었던 미국 비자 문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한국)이 말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외국의 대미 투자기업들을 향해 미국 이민법 준수를 촉구하면서도 이들 기업이 미국으로 자체 인력을 보내는 데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게시물에서 “조지아주 현대 배터리 공장에 대한 이민 단속 작전 이후 나는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모든 외국 기업들에 우리나라 이민법을 존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첫 번째 반응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노동자들을 ‘불법체류자’로 규정하며 이민 당국의 작전을 옹호하는 것에 그친 것과는 다소 달라진 태도다. 그는 단속 다음 날인 5일 백악관에서 “내 생각에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