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자살시도자 옷차림 입력하자 벌어진 놀라운 일

입력 2025-09-08 00:03

인공지능(AI) 도움으로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CCTV를 분석해 실종자를 무사히 구조한 첫 사례가 나왔다. 새벽에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메시지만 남긴 채 사라진 실종자 인상착의를 시스템에 입력하자 AI가 그의 동선을 찾아낸 것이다. 실종자 수색 시 CCTV는 일일이 확인하던 방식에서 AI를 활용해 실종자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얻은 첫 성과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지난 6월 24일 오전 1시24분 “지인이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휴대전화를 꺼버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곧장 휴대전화 위칫값이 나온 장소로 출동했으나 A씨는 자택에 가족들과 함께 있었다. 경찰은 당장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 철수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씨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재차 접수됐다.

이때부터 경찰은 ‘AI 동선 추적 시스템’을 활용해 A씨를 추적하기로 했다. 안양동안경찰서를 비롯해 전국 일부 경찰서에서 시범운영 중인 시스템이었다. AI에 찾아야 하는 대상의 사진과 옷차림 등을 입력하고 특정 권역을 설정하면 AI가 해당 권역 내 CCTV를 분석해 대상자를 찾는 식이다.

안양동안경찰서는 이 시스템에 A씨의 실종 당시 옷차림인 회색 티셔츠에 검정 칠부바지와 함께 그의 사진을 입력하고 수색 위치를 거주지 주변으로 제한해 CCTV를 분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주거지 인근 공원에서 A씨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신고 접수 3시간 만에 A씨를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AI 동선 추적 시스템이 완전한 상태는 아니어서 현재 시범 운영 중인데 그 과정에서 성과가 났고 이는 전국 첫 사례로 알고 있다”며 “사람이 했다면 10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는 작업인데 훨씬 짧은 시간에 실종자를 무사한 상태로 발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개선한 뒤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