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유현조,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스무번째 별로 빛났다…“11번 보기 이후 정신 번쩍 들었다”

입력 2025-09-07 17:58
7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제20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유현조가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KLPGA

“두 번째 보기를 하고 나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7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파72)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제20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879타로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유현조(20·삼천리)의 우승 원동력이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오늘 나가기 전, 야디지북에 핀 위치를 그려가며 공략 포인트를 잡았는데 퍼트가 안 돼 샷이 꼬였다”라며 “11번 홀에서 두 번째 보기를 하고 정신을 많이 차렸다. ‘이렇게 치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해 캐디 오빠와 공격적으로 치자고 이야기했다. 그때부터 잘 됐다”고 했다.

이날 유현조는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 갔으나 11번 홀까지 2타를 잃어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우여곡절이 많았다. 후반에 정신을 좀 차려서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해서 기쁘다”라며 “작년에 첫 우승했던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타이틀 방어를 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눈물을 흘리면서 들어 섰다. 그 이유를 묻자 유현조는 “삼천리 지유진 단장님께 감사하는 마음에 눈물이 났다”며 “중3 겨울 때부터 단장님께 배웠는데 그 때 못 치고 잘 안 됐다. 힘든 시기를 같이 이겨내고 우승을 한 번 더 하게 돼 기뻐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유현조는 루키 시즌이었던 작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루키 신분으로 생애 첫 승을 거둔 선수가 다음 해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것은 KLPGA투어 역사상 유현조가 최초다.

그는 “타이틀 방어를 생각하고 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그보다는 타수를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3라운드까지는 스스로 정말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줄 알았고 자신감도 많았다. 하지만 긴장감은 작년보다 더 컸다. 긴장되는 상황에서 ‘내가 이렇게 치는구나’는 실망감이 커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스스로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유현조는 해외 진출에 대한 속내도 밝혔다. 그는 “LPGA투어 진출이 꿈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US여자오픈 나갔을 때 정말 좋았고,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그러면서 조금 더 연습하면 나도 가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나가서 잘하고 싶다”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시즌 첫 승을 타이틀 방어로 장식한 유현조는 올 시즌 목표로 삼았던 대상과 2승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는 “사실 근 몇 년간 목표로 삼았던 거는 모두 달성했기에 올해도 그걸 이어가면 좋겠다”라며 “대상은 모든 대회에서 다 잘해야 하므로 어려울 수 있겠으나 지금 이 페이스를 잘 유지한다면 노려봄직 하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이번 우승 전까지 3차례 준우승 포함해 12차례 ‘톱10’ 입상이 있었다. 그 중 3번의 준우승은 우승도 가능한 위치였기에 아쉬움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그에 대해 유현조는 “가장 아쉬움이 남는 대회는 연장전에 패한 지난주 대회”라며 “하지만 그 덕분에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많이 알았다. 너무 ‘우승해야지’라는 생각이 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긴장하면 내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 지를 알게 돼서 오늘의 이 긴장감을 이겨내고 우승하는 데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천=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