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누기 위해, 전교인 '워킹크루'로 모이다

입력 2025-09-07 17:40 수정 2025-09-07 19:00
사랑나눔 걷기대회에 참석한 계산중앙교회 성도들이 7일 인천 계양구 교회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계산중앙교회 제공

운동화와 체육복, 양산과 야구모자. 7일 인천 계산중앙교회(최신성 목사) 앞마당에 모인 이들은 예배를 참여하기 위해 나온 복장이라기엔 낯선 모습이었다. 세대를 초월해 모인 이들은 교회가 진행하는 ‘사랑나눔 걷기대회’ 참가자들이었다.

교회에서 출발해 계산삼거리, 임학사거리, 오조산공원을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6㎞의 코스에 교인 1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제 막 뛰기 시작한 아이들부터 전동휠체어를 타고 따라가는 이들까지 참가자의 면면은 다양했다.

박재성(38) 집사는 두 살배기 아들 시온이와 함께 걷기 대회에 참가했다. 걸음이 느린 시온이와 걸음을 맞춰 걷기도, 벌어진 거리를 좁히기 위해 시온이를 안고 일행을 따라가기도 하면서 대회에 임했다. 온 가족이 함께 참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앙의 대물림이 생긴다. 정예원(16)양은 시온이처럼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걷기대회를 경험했다. 정양은 “친구들과 함께 걷는 실천으로 선교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매년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계산중앙교회 성도들이 7일 인천 계양구 교회 앞에서 출발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계산중앙교회 제공

사랑나눔 걷기대회는 교회가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7번째 진행되는 행사다. 교인들은 1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걷기에 동참한다. 이렇게 모인 참가비는 지역사회와 선교를 위한 비용으로 사용된다. 결식아동과 장학금, 해외아동선교 등 지금까지 참가비를 활용한 섬김 주제만 열 가지가 넘는다.

올해는 태국 파야오 풍은교회 성전 보수와 제6회 캄보디아 전국 청소년 축구대회 개최를 위해 사용된다. 김광윤(76) 은퇴장로는 해마다 빠지지 않고 걷기에 동참한다. 그는 “비록 완주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선교를 한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보니 걸음이 불편해도 꾸준히 함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신성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에 “교회 안에는 다양한 형편과 사정을 가진 이들이 있다”며 “누구라도 지역과 교회를 위한 섬김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 참가자들이 지난해 열린 걷기대회를 완주하고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광주생명의전화 제공

함께 걸으면서 복음을 전하고 생명존중의 메시지를 전하는 교회들은 또 있다.

광주 광주동명교회(이상복 목사)는 오는 12일 ‘생명사랑 밤길걷기’를 참여한다. 2012년부터 10년 이상 매년 200여 명의 성도가 힘을 보태고 있다. 걷기대회가 진행하는 금요일이면 기도회를 밤길걷기로 대체할 정도로 교회는 생명 사랑을 위한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생명사랑 밤길걷기는 생명의 전화가 주최해 진행하며 대한민국 자살률의 심각성을 알리고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기 한 자살예방 캠페인이다. 광주생명의전화(공동이사장 문정현·이상복) 밤길걷기 대회에 현재까지 20여개 교회가 협력했으며 올해는 5개 교회가 동참한다. 참가자들이 걷는 코스는 한국의 자살율과 연관돼 있다. 올해 광주생명의전화 밤길걷기 코스인 11.7㎞는 2023년 기준 청소년 인구 10만 명 당 자살 인구인 11.7명을 의미한다.

장식 광주생명의전화 소장은 “밤길을 함께 걷는 것은 인생의 어두움이 찾아올 때 누군가와 함께 걷고 서로 의지함으로써 함께 새로 뜨는 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가 적극적으로 생명을 존중하고 지키기 위해 함께 기도하며 사랑을 나누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인천=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