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배터리공장 직원들의 미국 내 체포 사건 이후 국내 주요 기업들의 현지 사업에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인 식품·뷰티 업계는 현지인 고용과 합법적 주재원 파견 중심으로 운영돼 당장 위험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라면·스낵 공장을 두고 있다. 농심 측은 단기 비자로 출장을 가는 인원이 많지 않고, 현지에서 정식 비자를 발급받은 주재원과 현지 채용 인력이 대부분이라 단속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인력 규모 면에서도 불법체류자 단속이 집행된 배터리공장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해당 지역은 민주당 소속 주지사·시장이 집권하고 있어 이들 권한에 따라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가 그대로 집행되기 어렵다는 점도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주 풀러턴 공장 등에서 즉석밥과 냉동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2018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통해서는 미네소타주 마셜 본사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생산·물류망을 가동 중이다.
회사 측은 “현지 공장은 자동화 비중이 높아 인력이 많지 않고, 정식 비자를 받은 주재원과 미국인 직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며 “건설 역시 현지 기업이 맡아 불법 고용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한국콜마는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두 개의 화장품 생산공장, 뉴저지주에 기술영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제2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에 돌입했기 때문에 공장 건설 중에 단속이 이뤄진 이번 사건과 같은 상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콜마 관계자는 “제조라인은 대부분 현지인 중심으로 가동되며 관리자급만 한국 본사에서 주재원으로 파견됐다”며 “주재원은 정식 비자를 발급받아 체류하고 있어 불법 체류나 고용과 관련한 리스크는 낮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미 국내 주요 기업들이 현지 고용과 주재원 파견을 병행하는 현지화 모델을 정착시켜 운영해온 만큼 이같은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내 사업 전개 과정에서 비자 관리와 불법 고용 리스크를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성훈 신주은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