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번엔 무슨 나무지? 어, 꽃댕강나무다. 이 그림이 어디 있었더라?”
초등학생 입에서 나무 이름이 술술 흘러나온다. 돈나무·먼나무·왕벚나무 등 제주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로수들이다.
6일 토요일, 제주 한라생태숲 원형광장에서는 제2회 나무포럼 2부 행사로 제주생태관광협회가 마련한 ‘가로수 그림 맞추기 게임’이 진행됐다.
총 76장의 카드에는 제주도 길가에 식재된 가로수 38종이 2장씩 그려졌다. 하나의 가로수를 전체 모습과 잎 모양 두 가지로 그렸다. 카드에는 가로수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적혀 있어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게 나무의 특징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천막 대결장’에선 초등학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그림 맞추기에 몰입했다. 제주시 애월읍에서 온 10살 남학생은 “지난해에도 참여했는데, 올해는 익숙해서 더 잘하게 됐다”며 “덕분에 나무 이름을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로수 그림 카드는 제주생태관광협회가 제주 가로수 지도를 제작하면서 함께 개발했다. 지난해 제1회 나무포럼에서는 종이 재질로 선보였고, 올해는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완성도를 높였다.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는 6일 “누구나 즐겨 하는 메모리 게임 형태로 만들었다”며 "아이에서 할머니까지 세대를 넘어 함께 추억을 만들고 제주 가로수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한라생태숲 원형광장에는 나무포럼 2부 행사로 곤충 교실과 식물 치유 프로그램이 함께 열렸다.
곤충 교실에는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잿빛물방개, 큰조롱박먼지벌레, 제주홍단딱정벌레 등 제주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을 관찰하며 생태적 특징을 배우는 시간이 마련됐다.
아이들은 곤충의 형태와 움직임을 살피며 처음 만난 친구들과 자신이 본 곤충에 대해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눴다.
식물치유 프로그램에서는 로즈마리·세이지·오데코롱·레몬밤 등 다양한 허브 식물로 스머지 스틱이나 삽목 화분을 만들었다. 스머지 스틱은 인디언들이 의식이나 축복을 위해 사용하는 말린 허브 스틱이다. 참가자들은 완성된 스틱에 자신의 소망과 스스로를 격려하는 문구를 적으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제2회 나무포럼은 5~6일 제주썬호텔과 한라생태숲에서 포럼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포럼에는 총 13명의 전문가와 실무자가 참여해 가로수를 주제로 기조강연과 세션 발표를 이어갔으며, 애월고등학교 미술부 학생들이 가로수를 주제로 디자인한 작품을 선보여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나무포럼은 제주도·국민일보·뉴시스제주본부가 공동 주최하고 제주국제컨벤션센터가 주관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