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기업간거래(B2B)에서 ‘질적 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TV 사업에서의 실적 부진, 중국 가전 기업의 맹추격 등 악재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에 맞춰 제시한 ‘5년 내 유럽 가전 시장 1위’ 목표에도 “가능성이 120%”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 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IFA LG전자 전시관을 깜짝 방문해 취재진에게 B2B를 중심으로 한 LG전자의 성장 방향성과 유럽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조 CEO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후방 산업에 주목했다. LG전자는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데이터 인프라기업 ‘데이터볼트’가 짓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을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 CEO는 “이번 사업에 칠러(초대형 냉동기)뿐 아니라 냉각솔루션까지 모두 공급하게 되면 조 단위 계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수주 가능성 역시 높다고 덧붙였다.
B2B의 또 다른 유망 분야로는 “바라만 봐도 웃음이 지어진다”는 전장 사업을 내세웠다. 조 CEO는 “현재 LG전자 전장 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의 경우 7~8%의 높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며 “전장 사업 전체를 끌고 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FA 개막 직전 언급됐던 ‘5년 내 유럽 1위’ 계획과 관련해서는 망설임 없이 “달성 가능성이 120%”라고 답했다. 목표 달성의 열쇠로는 ‘AI 홈’과 빌트인 가전을 꼽았다. 특히 이번 LG전자 IFA 전시의 주제이기도 한 AI 홈의 경우 “고객한테 주는 실용적 경험의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조 CEO는 “고객 경험에 대한 부분은 지난 70년 정말 많은 연구를 해 왔다”며 “LG전자의 AI 홈은 다르고, 달라질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희망퇴직까지 실시할 정도로 위기에 몰린 TV 사업 부문을 두고는 ‘어려운 상황’임을 인정하면서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라며 부활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 중국 공세가 강한 디바이스 영역보다는 스마트 TV 플랫폼 ‘웹 OS’에 집중해 매출과 이익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접근하지 않았던 ‘글로벌 사우스’ 국가에도 눈을 돌려 중저가 제품 수요를 잡는다.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에서 먼저 선보인 ‘RGB LED TV’ 제품도 출시가 임박한 단계다. 조 CEO는 “고객들에게 여러 선택지를 드린다는 측면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내년 초 쯤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